국내외 배터리 셀·부품기업들이 전기차 캐즘과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에도 '캐나다'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캐나다는 낮은 무역장벽과 저렴한 운영비 등을 고려하면 불확실성 속에서도 전기차 캐즘 이후의 장기적인 시장 대비를 위한 최적의 투자처라는 평가다.
20일 캐나다 방송사 CB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사인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공장에서 지난달 22일 배터리 모듈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 이곳에서 생산되는 모듈은 북미 전역의 스텔란티스 조립라인으로 인도되고 있다.
넥스트스타 에너지는 현재 2기 트럼프의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크지만 내년 7월부터 이곳에서 셀을 자체 생산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맞춰 장비 역시 내년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설치해 나갈 예정이다.
조 아라우조 넥스트스타 최고운영책임자는 "지금 모든 것이 정시에 진행되고 있고 채용이 이를 뒷받침 할 것"이라며 "셀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1분기에 대규모 채용을 진행할 예정으로 내년 말까지 2000명, 2026년 1분기에 나머지 약 500명을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수요는 다른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 증가할 것으로 믿는다"며 "미국이 정책을 내놓으면 24시간 후에 캐나다 정부가 관세 정책을 내놓는데 모두 중국 영향에 같은 입장과 파장을 가지고 있어 윈저공장은 안전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솔루스첨단소재 역시 캐나다 퀘벡주의 전지박 공장인 '그랜비공장'의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부터 단계적 양산을 차질없이 시작해 2026년까지 총 2만5000톤 규모의 전자박을 양산한다는 목표다. 그랜비1공장의 가동 중에 전기차 수요 증가 상황에 맞춰 같은 부지에 공장을 증설해 연간 생산능력을 6만3000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솔루스첨단소재가 캐나다를 북미 거점으로 삼은 이유는 캐나다 퀘벡의 친환경 정책 때문이다. 캐나다 자체가 석유 가스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데다 퀘벡주는 수력발전으로 전력의 약 99%룰 생산한다.
전기료 절감은 물론 미국 주요 도시와의 접근성이 뛰어나 물류와 배송비까지 절감할 수 있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은 결국 거스를 수 없은 추세로 미래 시장을 맞이하기 위한 계획에는 차질이 없다"며 "전지박 업체 중 유일하게 캐나다에 진출해 북미 시장 선점을 위한 다방면의 준비를 하고 있으며, 유럽에 이어 북미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로써의 경쟁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혼다 자동차와 화학기업인 아사히카세이는 지난 6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포트 콜본에 본사를 두고 전기차용 배터리 분리막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합작사명은 '아사히 카세이 혼다 배터리 세퍼레이터 코퍼레이션'으로 잠정 결정했다. 2027년부터 히포어 코팅 필름 분리막을 연간 7억제곱미터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폐지된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는 미국과의 무역 장벽을 낮추고 물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USMCA의 개정 의사를 내비쳤지만 그간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와 캐나다 역시 '미국 관계 특별 내각위원회'로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을 보면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소재 LG에너지솔루션와 스텔란티스의 합작사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 전경. 넥스트스타 에너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