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여부를 두고 극적인 합의를 만들어낸 여야가 이번에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여당은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 측은 세수 결손 등을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들이 가상자산에 많이 투자하기 때문에 청년 부담을 줄이고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가상자산 과세는 유예돼야 한다"며 "가상자산 특수성상 현재 법제와 준비 상황으로는 형평성 있는 과세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이건(가상자산 과세) 국민의힘이나 정부와 싸우는 게 아니라 800만명의 투자자들 그리고 청년들과 싸우겠다는 것"이라며 과세 유예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제안한 2년 유예로 가야 한다는 게 저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과세 시행은 지난 2022년 1월 도입 예정이었으나 당시 인프라 미비, 투자자 보호제도 정비를 각각 이유로 시행 시기가 두 차례 미뤄지면서 2025년 1월로 연기됐다. 해당 법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가상자산 소득공제액 250만원을 초과하는 양도·대여 소득에 대해서는 20%(지방세 포함시 22%)를 소득세로 내야 한다.
정부는 지난 7월 세법 개정안을 연기발표하면서 이 과세 시행을 한 차례 더 유예해 2027년으로 미루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여당은 이에 대응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의 유예안에 대해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과세 유예 대신 공제 한도를 현행 2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개정안은 민주당의 지난 대선 공약으로, 국회 기재위 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이 지난달 대표발의한 세법 개정안에 담겨 있다.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는 여당이 주장하는 '가상자산 소득 과세 유예'와 야당이 주장하는 '가상자산 과제 공제액 상향'을 각각 담은 세법 개정안을 심사 중이다.전혜인기자 h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