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초안을 발표했다. 조국 대표는 "이번에 공개한 탄핵소추안 초안은 2년 반 동안 쌓인 윤 대통령의 위헌, 위법 행위에 대한 국민의 울분을 차곡차곡 담은 것"이라며 "무도하고 무책임하고 무능한 검찰독재 정권, 김건 씨가 이끌고 무속인이 뒤에서 미는 윤석열 정권을 조기 종식할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혁신당이 공개한 탄핵소추안 초안은 총 115페이지 분량으로 7개 항목과 세부적으로 15개에 달하는 탄핵 사유가 담겼다. 구체적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불기소 관여 행위,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대통령 배우자의 명품백 수수, 대통령 집무실 관저 신축 비리 등 '공익 실현 의무 위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남용, 채해병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 외압 및 은폐 시도,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직권남용 등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해야 할 의무 위배' △대통령의 당무 개입, 명태균 국정농단 게이트 등 '정치적 중립 의무·대의민주주의·정당의 자유 위배'가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법치주의 위배', '헌법 전문 등 위배', '생명권 보장 조항 위배', '언론의 자유 침해' 등도 탄핵소추 사유로 제시했다.
혁신당은 초안을 당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만들어 윤 대통령 탄핵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혁신당의 원내 의석이 12석에 불과한 만큼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려면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언제쯤 속도가 붙을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는 국회 재적의원 절반(150명) 이상이 참여해야 한다.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다.
그러나 혁신당은 계속해서 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에 동참을 호소하고 정권 교체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조 대표는 "국민의 간절한 여망과 절절한 진심은 그 어떤 법률 조항보다 준엄하게 탄핵 소추의 사유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구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탄핵소추안 초안 공개를 계기로 모든 야당에 특검법 처리와 국회 국정조사 추진도 촉구한다.
동시에 전국을 돌며 탄핵다방을 열고 탄핵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알린다. 지난 2일 대구에서 시작해 목포, 여의도에 이어 오는 22일 전주에서 탄핵다방을 개점한다.
국민의힘은 혁신당의 탄핵소추안 초안 공개를 강력히 비판했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탄핵은 조자룡 헌칼 쓰듯 마구 휘둘러 댈 무기가 아니다"라며 "특히나 대통령 탄핵은 단순한 헌법·법률 위반이 아니라 대통령을 당장 파면해야 할 만큼 헌법과 법률 위반이 중대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115쪽에 달하는 탄핵소추안 어디에도 구체적인 증거는 없고 모두 카더라식 보도에 기반한 의혹으로 그렇기에 민주당도 혁신당의 탄핵소추를 외면하고 있다"며 "조 대표와 황운하 원내대표의 실체도 근거도 없는 탄핵 열차는 결국 두 형사피고인의 다급한 변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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