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KT&G 차익 실현 후 철수
투자·일자리 위축 우려 목소리
투자·일자리 위축 우려 목소리
행동주의 펀드인 소버린은 2003년 SK㈜ 주식 14.99%를 5개 자회사를 통한 지분 쪼개기로 2.99%씩 매입했고, SK㈜는 소버린 측의 이사 선임을 막기 위해 위임장 확보에만 1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했다. 이로 인해 주가가 올랐고, 소버린은 2005년 9459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두고 철수했다.
2006년에는 칼 아이칸이 다른 헤지펀드와 연합해 KT&G 주식 6.59%를 매입했고, KT&G 정관상 집중투표 배제 규정이 없는 것을 이용해 3명의 이사후보를 추천하는 동시에 집중투표제로 선출할 것을 요구했다.
그 결과 칼 아이칸은 사외이사 1인을 이사회에 진출시켰고, 그를 통해 부동산 매각, 자사주 소각, 자회사 한국인삼공사 상장을 요구하자 KT&G는 총 2조80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칼 아이칸은 같은 해 12월 주식매각 차익 1358억원과 배당금 124억원 등 1482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16개 기업 사장단이 21일 이례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긴급 성명을 내놓은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상법 개정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겼다.
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 외에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확대'하는 것, 그리고 '집중투표제를 의무화 하는 것' 등이다.
재계에서는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의 경우 수많은 경영판단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판단하는 주주들이 이사들에게 손해배상·배임죄 형사고발 등 소송을 남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양한 주주들의 이익을 모두 확인하고 합치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속한 투자 결정을 저해하고, 외국계 헤지펀드가 경영권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늘리고 의결권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합산 3%로 제한하는 내용 역시 투기자본의 '지분 쪼개기' 의결권 행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1주 1의결권'이라는 상법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인 이상 이사 선임 시 1주당 선임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집중투표제 역시 헤지펀드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소지가 있다. 헤지펀드들이 선임한 이사가 영업비밀 등 핵심 정보를 유출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고, 이사회 내 경영권 다툼이 수시로 일어날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게 재계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번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상법 시행령의 개정안들은 모두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런 시행령들은 3권 분립의 헌법 정신에 어긋나고 국가 법체계를 뒤흔드는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 역시 "불필요한 규제 남발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에 쓸 자금을 경영권 방어에 낭비하게 만든다"며 "이런 제도적 환경이 기업가 정신을 크게 훼손하고 투자 의지도 꺾어, 결국 국내에 만들어질 일자리를 해외에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2006년에는 칼 아이칸이 다른 헤지펀드와 연합해 KT&G 주식 6.59%를 매입했고, KT&G 정관상 집중투표 배제 규정이 없는 것을 이용해 3명의 이사후보를 추천하는 동시에 집중투표제로 선출할 것을 요구했다.
그 결과 칼 아이칸은 사외이사 1인을 이사회에 진출시켰고, 그를 통해 부동산 매각, 자사주 소각, 자회사 한국인삼공사 상장을 요구하자 KT&G는 총 2조80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칼 아이칸은 같은 해 12월 주식매각 차익 1358억원과 배당금 124억원 등 1482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16개 기업 사장단이 21일 이례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긴급 성명을 내놓은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상법 개정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겼다.
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 외에 주주까지 확대하는' 것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확대'하는 것, 그리고 '집중투표제를 의무화 하는 것' 등이다.
재계에서는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의 경우 수많은 경영판단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판단하는 주주들이 이사들에게 손해배상·배임죄 형사고발 등 소송을 남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양한 주주들의 이익을 모두 확인하고 합치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속한 투자 결정을 저해하고, 외국계 헤지펀드가 경영권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늘리고 의결권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합산 3%로 제한하는 내용 역시 투기자본의 '지분 쪼개기' 의결권 행사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1주 1의결권'이라는 상법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인 이상 이사 선임 시 1주당 선임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집중투표제 역시 헤지펀드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소지가 있다. 헤지펀드들이 선임한 이사가 영업비밀 등 핵심 정보를 유출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고, 이사회 내 경영권 다툼이 수시로 일어날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게 재계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번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상법 시행령의 개정안들은 모두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과 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런 시행령들은 3권 분립의 헌법 정신에 어긋나고 국가 법체계를 뒤흔드는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 역시 "불필요한 규제 남발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에 쓸 자금을 경영권 방어에 낭비하게 만든다"며 "이런 제도적 환경이 기업가 정신을 크게 훼손하고 투자 의지도 꺾어, 결국 국내에 만들어질 일자리를 해외에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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