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호 모두를 위한 경제(Eoc) 한국위 사무국장
![[기고] 대전의 물 특화·브랜딩 전략](http://contents.dt.co.kr/images/202411/2024112202102369058001[1].jpg "[기고] 대전의 물 특화·브랜딩 전략")
싱가포르가 오늘날과 세계 일류경제 국가로 도약할 수 있게 된 데는 고인이 된 리콴유 초대 총리의 '물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특별한 통찰력과 리더십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섬 국가이자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분리·독립을 했으나, 상당량의 물을 매일 말레이시아(인접 조흐바르 지역)에서 공급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 물 공급 협정은 2061년이면 종료가 되어 싱가포르의 물 지속가능성은 태생적인 국가 주요 현안과제였다.
물 문제 해결을 위해 리콴유 총리는 "목마른 사람은 싸울 수 없다(Thirsty men cannot fight)"며 "모든 국가 정책은 우리의 물 생존을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한다(Every other policy has to bend at the knees for our water survival)"고 국가 생존과 경제성장을 위한 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싱가포르의 상징물인 머라이언(merlion) 동상이 있는 마리나 베이 수변공원에서 도보 20분 거리의 마리나 해협 입구에 바닷물을 차단하는 담수댐 마리나 배리지(Barrage)가 건설된 것도 리콴유 총리의 통찰과 구상에서 비롯되었다. 2008년 마리나 배리지의 완공으로 싱가포르의 집수 면적은 전체 육지 면적의 1/2에서 2/3로 대폭 늘어나게 되었다.
싱가포르에는 180여개의 물 관련 연구소와 기업이 있고, 격년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물 관련 국제컨퍼런스도 열린다. 수자원거래소(Singapore Water Exchange)도 2018년에 설립되어 전세계 16개국의 38개 수자원 분야 회사들이 입주해 있다. 싱가포르의 관문인 창이국제공항에는 세계에서 제일 높은 40m 높이의 빗물 저장 활용 실내 인공폭포가 설치되어 물 특화 전략국가로서의 역량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물과 관련해서는 대전이 물 특화 일류경제도시인 싱가포르와 닮은 점이 많다. 대청호가 있고, 싱가포르 수자원공사(PUB)와 같은 Kwater 본사가 대전에 위치하고 있다. 전국 최대의 물 관련 국책연구개발 기능들도 대전에 다수 집적되어 있다. 물관리 빅데이터·AI 역량 실증 테스트 베드 인프라의 보유, 물산업 특화 그린뉴딜 펀드의 운영에 이어 곧 대전디지털물산업밸리도 문을 열 예정이다.
아울러, 대전 지역의 주요 산학연으로 구성된 혁신주체들이 싱가포르처럼 물산업을 대전 지역의 특화 전략산업으로 육성해보고자 '대전지역혁신포럼'을 발족해 워터·기후테크의 육성 및 물 특화 로컬 브랜딩 전략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국내 원자력 산업계는 원자력이 70년대 이후 우리나라가 고도성장을 이루는데 필요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큰 몫을 차지했다고 말한다. 반도체 공정을 위한 초순수수의 공급과 같은 최첨단 분야는 물론이고 산업계 전반의 안정된 물 공급 역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물 부족 국가이다. 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물을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을 때 도시는 번영한다. 또한 댐이 담고 있는 물은 레크레이션과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도시의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연결될 수 있게 해준다.
대청호 댐 주변 지역주민의 이익공유 최적화가 늘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사안이지만,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댐 로컬 브랜딩과 물 특화 산업전략을 통해 대청호 주변지역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또한 대전이 기후위기 시대의 일류경제 도시가 되는 데 필요한 해법을 찾아내 싱가포르와 함께 글로벌 물 산업혁신을 선도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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