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당게시판 `가족 개입 의혹` 확산… 韓 왜 직접 진상 안밝히나](http://contents.dt.co.kr/images/202411/2024112202102369058003[1].jpg "[사설] 당게시판 `가족 개입 의혹` 확산… 韓 왜 직접 진상 안밝히나")
국민의힘이 또다시 내분 양상이다. 당원 게시판의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에 한동훈 대표 가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놓고서다. 친윤(윤석열)계는 당 자체 조사인 당무감사를 요구하며 한 대표에 직접 의혹을 해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반면 친한(한동훈)계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조사는 당력 낭비라고 맞서는 양상이다.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 등을 둘러싸고 친윤과 친한 간 치고받은 게 엊그제인데 또다시 자중지란의 모습이다.
논란이 되는 글은 국힘 공식 홈페이지의 익명게시판에 한 대표 및 가족과 동일한 이름으로 올라온 윤 대통령 부부를 비방한 글이나 비판 기사 등이다. 지난 1~ 2년 새 올라온 글은 900여건에 달한다. 글 가운데에는 김 여사를 거론하며 "(대통령은) 범죄 마누라 살리려고 당과 당원을 팔아먹었다", "개 목줄 채워서 가둬 놔야 돼"라는 원색적 표현도 담겨 있다. 친윤계는 부인과 모친, 장인, 장모 이름으로 올라온 글도 700건 넘게 검색된다고 주장한다. 장예찬 전 국힘 최고위원에 따르면 한 대표와 가족 명의 게시글은 한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던 2023년 1월부터 최근까지 정치적으로 민감한 때마다 비슷한 시간대에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은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털어낼 것이 있으면 빨리 털어내고 해명할 것이 있으면 명명백백하게 해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적어도 (오는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선고 때까지는 이 문제를 일단락 지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발을 빼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이날 "당에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위법이 있다면 (경찰이) 철저히 수사하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위법이라든가 이런 게 아닌 문제들이라면 제가 건건이 설명해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모든 이슈에 명쾌하게 답하는 한 대표가 유독 이번 논란에서만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당무감사나 경찰 수사까지 의뢰해 밝힐 일이 아니라 한 대표가 가족들에게 진위를 물어보고 입장을 표명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한 대표의 행태는 가족 중 한 사람이 다른 가족들의 명의를 빌려 여론 조작 작업을 벌인 게 아닌가라는 의혹조차 낳고 있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의혹이 불거졌던 '한동훈 댓글팀'과 관계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표는 지금이라도 직접 진상을 밝혀야 한다. 그래야 여당 대표로서 떳떳해지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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