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만든 `인공태양` 핵심부품 제작 ·조달 `완수`

입력: 2024-11-22 17:38 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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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연, 핵융합로 '진공용기 섹터' 네 번째 공급
고난도 성형 및 용접기술 요구..글로벌 주도권 초석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제작해 네 번째로 공급을 마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핵심 부품인 진공용기 섹터 모습. 핵융합연 제공

우리나라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공급하는 핵심 부품의 제작과 조달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핵융합 실증로 건설에 필요한 핵심 부품의 설계부터 제작, 품질 관리 전 과정에 대한 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주도권을 놓는 초석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ITER 건설과 운영을 위해 우리나라가 제작을 담당한 ITER 부품인 '진공용기 섹터'를 제작·조달 완료했다고 22일 밝혔다.

ITER는 한국을 비롯한 7개국이 글로벌 R&D 공동 프로젝트로 프랑스에 건설하고 있는 핵융합실험로로, 핵융합에너지 생산의 가능성을 실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가 제작·공급한 ITER 진공용기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발생·유지하기 위한 고진공 환경을 구현하는 핵융합로의 핵심 설비다. 총 9개의 섹터로 구성돼 있으며, 우리나라는 4개 섹터 제작을 담당한다. 각각의 섹터는 높이가 13.8m, 무게 400톤으로 9개 섹터를 모두 조립하면 무게가 5000톤에 달하는 초대형 구조물이다.

각 센터는 4개의 조각으로 나눠 제작되는데, 이를 결합하려면 총 1.6㎞ 이상의 용접이 필요하고, 내벽의 부품들을 수 ㎜ 이하의 오차를 유지하면서 조립해야 하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성형 및 용접 기술이 요구된다. 이런 기술적 난이도로 인해 진공용기는 ITER의 구성 부품 중 제작 난이도가 가장 높은 핵심 품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8월 프랑스 ITER로 옮겨지기 위해 선적되는 '진공용기 섹터' 모습. 핵융합연 제공

당초 우리나라는 2개 진공용기 섹터 제작을 담당했으나, 나머지 7개 섹터 제작을 맡았던 유럽연합(EU)의 제작이 지연됨에 따라 2016년 2개 섹터 제작을 추가로 담당하게 된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은 총 1200억원 상당의 해외 수주 성과를 올렸고, 우리의 우수한 진공용기 제작 기술력을 국제 사회에 알릴 수 있었다.

2020년 우리 기술로 완성한 첫 번째 진공용기 섹터 조달을 시작으로 2021년, 2022년, 올해 마지막으로 조달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와 관련, ITER 국제기구는 지난 21(현지시간) 프랑스 카다라쉬 현지에서 우리나라의 진공용기 마지막 섹터 조달을 축하하는 기념식을 가졌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차관은 "ITER 사업 참여를 통해 확보한 핵융합로 핵심 기술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핵융합 실증로 건설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가 수립한 핵융합에너지 실현 가속화 전략을 차질없이 수행해 핵융합에너지 실현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산업육성 등 정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핵융합연은 국내 산업체와 함께 ITER 초전도도체, 열차폐체, 조립장비 등 핵심 부품들의 조달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바 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