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녹취록을 22일 추가 공개했다. 명씨가 창원지검 등 수사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다.
민주당은 이날 공개한 녹취 5개는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담당자였던 강혜경씨, 제3자 등과 대화하는 음성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6월 녹취에서는 김 전 의원이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발언이 담겼다. 명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지인과의 대화에서 "김영선은 선수다. 법관들, 법무법인 이름 딱 넣어서 첨부해서 판사들 압박한다"며 "판사에 대해 분석을 해서 거기에 맞게끔 사법연수원 동기가 누군지, 영향을 미치는지"라고 말했다.
같은 해 9월 녹취에서는 "지검에 가서 창원지검장 만났다. 지검장이 한동훈과 옛날…그래서 한방에 해결했다"라며 "21일에 조사받는데 똘똘 말라고 다 해놨던데"라고 언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인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지검장을 만났다는 내용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에는 명씨와 김 전 의원이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녹취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녹취에서 명씨는 강혜경씨에게 "김영선이 내 욕하고 다닌 것 아는가"라며 "여사가 '선생님 욕하고 다니는데 김영선 공천 줄 필요 있나'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여사는 김건희 여사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명씨는 "그 여자는 입을 열면 죽는다. 사주 자체가"라며 "창원 지검장도 나 때문에 왔는데. 당에서는 김영선 찍을 사람이 없다"라고 말한다.
그로부터 약 열흘 후인 지난해 12월 통화에서는 또 "경찰청장부터 검찰까지, 김영선이 잡혀가도 내가 다 충성 맹세를 시켰다"라며 "선관위에서 아무리 넘어와도 경찰에서 다 없애버린다. 내가 해 줬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이 함께 공개한 녹취에서는 김 전 의원과 강씨 간 녹취도 있었다. 김 전 의원은 "경남 선관위원장에게도 이야기가 들어갔으니 회계 담당으로 의원과 나와의 자금 보관 내역이지 외부인과는 관계 없다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선관위 조사 초기 단계에서 김 전 의원이 강씨에게 허위 진술을 지시하는 내용이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전혜인기자 hye@dt.co.kr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검찰청(창원지검)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