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연인이 몰래 다른 남성을 만났다는 이유로 공원에서 무차별 폭행을 가한 30대 약사가 집행유예를 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이민지 판사는 상해와 강요 혐의로 기소된 약사 A(35)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2일 오후 7시30분부터 5시간에 걸쳐 연인이었던 B씨의 얼굴과 머리 등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했다. B씨는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4주의 중상을 입었다.
A씨는 폭행을 하기 전에는 B씨에게 카카오톡으로 'A씨와 사귀는 동안 다른 남자를 만나 환승이별을 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내라고 강요하고 협박하기도 했다. B씨는 결국 지인들에게 해당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B씨가 교제하는 동안 다른 남자를 사귀어 이별했다 하더라도 범죄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 B씨는 A씨가 (합의금으로) 공탁한 700만원을 수령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밝히면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김대성기자 kdsu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