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을 방문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과 첫 대면을 갖고 글로벌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는 전쟁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파라 다클랄라 나토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전날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을 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총리 출신인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를 꾸렸을 때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한 유럽 지도자 중 한 명이다.
다클랄라 대변인은 두 정상이 '동맹이 직면한 글로벌 안보 문제'에 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미국과 영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스톰섀도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했고, 러시아는 이에 맞대응해 우크라이나를 향해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러시아는 또 핵교리(독트린)를 교정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 역시 러시아의 핵무기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뤼터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전략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현재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사실상 러시아가 빼앗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 땅으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라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반대하고 있다.
나토 동맹국 방위비 분담 문제 역시 주요 쟁점 사항이나 첫 대면 자리에서 의견이 오갔을지는 확실치 않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임 시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나토 동맹국들에 방위비 분담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해 EU 측과 갈등을 빚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각국의 방위비 목표치를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서 3%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나는 동맹국이 제 몫을 하도록 만들겠다. 그들은 공정한 분담(fair share)을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