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 하반기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반을 운영하고 사업자 의견을 수렴한 후 내년 6월 대역별 재할당 여부와 새 조건 등을 통보할 예정이다. 2025년 12월에는 사업자별로 주파수 재할당 신청을 접수할 방침이다. 3G·LTE 용도 주파수 이용기간은 오는 2026년까지로, 정부는 2026년 6월 LTE 95㎒ 폭을, 2026년 12월에는 3G·LTE 275㎒ 폭을 재할당해야 한다.
주파수 재할당은 기존에 이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에 대한 이용권을 재부여하는 것으로, 신규할당에 비해 경제적 가치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전파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주파수를 할당받아 예상되는 매출액과 주파수의 경제적 가치를 고려해 정부가 할당 대가를 산정해 할당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3차례 진행된 국내 주파수 재할당 사례를 볼 때 대가 산정 방식 기준이 일관성이 없고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1년 진행된 주파수 재할당은 전파법 시행령을 기준으로 산정했지만, 2016년과 2021년 진행된 주파수 재할당은 과거 경매대가와 5G 기지국 투자 조건 할인 등을 적용하는 등 대가 산정 방법이 상이하다는 주장이다. 2016년 12월 2.1㎓ 대역 100㎒ 폭 중 80㎒ 폭을 재할당할 당시에는 전파법령에 따른 할당대가 산정기준과 과거 경매 낙찰가를 모두 고려한 결과 전파법 시행령을 통해 산정한 가격보다 2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송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실장은 최근 열린 '2024년 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스펙트럼포럼 세미나'에서 "재할당 대가 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일관성이 낮아 주파수 이용자의 예측가능성을 저해한다"며 "경매대가 산정 시기와 재할당 시기 간에 주파수의 사업적 가치 등에 있어 큰 차이가 있는데도 과거의 고평가 된 경매대가를 재할당 대가 산정에 반영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논란이 있었다"고 짚었다.
반면, 해외에서는 과거 경매대가를 고려하지 않고, 고려할 경우에도 통신시장 경쟁촉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본다. 미국에서는 주파수 이용 면허 갱신 신청 절차를 거치며,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최초 면허 할당에서 제시한 일정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추가 할당대가 없이 재할당한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7월 2G·3G·LTE 제공을 위해 할당된 대역과 5G 서비스를 위한 3.5㎓ 대역의 주파수 면허를 10년간 무상 연장한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도 사업자 이의 제기 소송에서 사업자가 승소해 과거 경매대가 외에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할당 대가를 산정한다.
송 실장은 "해외와 같이 과거 경매대가보다 정확한 시장 가치와 주파수 이용환경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에 따라 재할당 대가를 산정해야 한다"며 "시장 가치가 전혀 다른 과거의 경매대가를 재할당 대가의 기준점으로 하는 것을 지양하고, 그간의 주파수 이용, 기술 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한 새로운 산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등 기술혁신과 망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매출 정체에 직면한 통신사가 주파수 재할당 대가의 재원을 활용해 통신 인프라와 미래 성장을 위한 AI, 6G 등 기술혁신에 투자해 통신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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