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는 정부 정책대로라면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다며 모집 중지가 최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당국과 입시업계에선 올해 입시 자체를 무력화하자는 주장이라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3000명을 교육할 수 있는 환경에서 갑자기 6000, 7500명을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의대 모집 중지가 최선임을 주장했다.
올해 휴학한 의대 1학년 3000명이 내년 3월 복학할 경우 내년에 원래 입학할 신입생 수인 3000명을 비롯해 정부가 최종적으로 늘린 4500명이 들어오면 이들이 한꺼번에 수업받을 수 있는 사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세종대학교와 일본 도쿄대의 과거 사례를 제시했다.
세종대에선 지난 1990년 학내 분규로 초유의 대규모 유급 사태가 벌어지자 정부가 이듬해 7개 학과만 신입생을 뽑으면서 24개 학과는 모집을 하지 않았다. 도쿄대는 1968년 학내 소요로 1969년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은 적이 있다.
박 위원장은 "우리 사회는 입시만 중요하지 교육엔 진정한 관심이 없지 않나 생각한다"며 "의대에서 학생을 제대로 교육해 내보내지 못하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의사들이 배출돼 평생 환자를 진료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도 의대 증원에 대해선 되돌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입시는 우리 사회에서 워낙 중요하고, 법적 규정에 따라 예측 가능해야 하고 공정해야 한다"며 "그런 원칙에 비춰보면 의료계 주장은 정부로선 정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입시업계도 의대 모집 중지는 현실성이 없다고 본다. 의대 수험생들이 의대말고도 다른 자연계열에도 지원하고, 올해엔 무전공 선발과도 연계돼 있어 결국 모든 대학과 학과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의정 간 견해차를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협 차기 집행부 선거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탄핵으로 내년 1월 2∼4일 치러질 회장 보궐선거에는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수호 전 의협 회장 등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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