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25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조세 관련 전문가 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속세 개편에 대한 전문가 인식' 조사 결과, 전문가 82.1%는 상속세를 완화하는 방향의 세제개편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상경계 대학 교수, 국책·민간연구기관 연구위원, 회계사·세무사 등을 대상으로 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과세체계가 오랫동안 미개편 돼 국민 소득·자산 가격이 상승한 현실 미반영(33.7%), 높은 세 부담이 기업 경쟁력과 경영 안정성 저해(30.7%), 소득세와의 이중과세로 인한 과도한 세부담(16.5%) 등이 지목됐다.
상속세 완화의 경제 영향을 묻는 질문에서, 전문가의 73.6%는 상속세를 완화하면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경협은 상속세 완화로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보다 안정적인 투자·고용 환경이 조성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전문가의 65.1%는 상속세를 완화하면, 우리나라 증시가 해외 주요국의 증시에 비해 저평가되는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상속세를 완화해도 증시에 영향이 없거나(27.3%)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3.8%)이라는 응답은 31.1%에 그쳤다.
전문가 62.2%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여 우리나라 상속세제의 글로벌 경쟁력이 낮은 수준(44.3%)이거나 보통(17.9%)이라고 답변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상속세제의 경쟁력이 해외 주요국 대비 높지 않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로 높은 세율(39.9%)을 지목했으며 글로벌 추세에 반하는 '유산세'형 과세 방식(18.2%), 미흡한 인적공제(12.1%), 가업상속공제 등 세제지원 미흡(11.1%), 일률적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등 재산평가 방식의 비합리성(8.6%) 등이 뒤를 이었다.
앞서 한경협이 조사한 '상속세 개편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서는 국민 73.4%가 우리나라 상속세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일반 국민들에 이어 조세 전문가들 대다수도 상속세 완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만큼, 현재 상속세제 개편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며 "해외 주요국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완화해 온 것처럼 우리나라도 과세체계 등 제도 개편을 통해 기업 경영 환경 개선과 해외 투자 유치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