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표 43명 임기 끝… 5대금융 인사태풍

입력: 2024-11-24 17:36 주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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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올핸 혁신에 초점 맞춰
은행장 5명 모두 임기만료 앞둬
조병규·이석용 연임 장담 못해
이번주부터 인사 방향 등 결정

5대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 64%의 임기가 올해 연말과 내년 초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고 수뇌부인 금융지주 회장 5명 중 2명이,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 5명이 모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경영 효율·안정에 방점을 둔 예년과 달리 올해는 혁신에 초점을 맞춘 대대적 인사 태풍이 닥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부 통제 부실로 인한 잇단 금융사고에, 쇄신을 요구하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어느 때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들은 이번 주부터 자회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 등을 열어 인사 방향 등을 정할 예정이다.

24일 디지털타임스가 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NH농협) CEO의 67명(지주회장·계열사 대표)의 임기를 분석한 결과, 모두 43명의 임기가 올해 말과 내년 초 만료된다.

KB금융은 12명 CEO 중 이재근 국민은행장 등 5명의 임기가 올해 끝난다. 신한금융은 15명 중 정상혁 행장 등 12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의 지주 수장인 함영주 회장을 비롯, 이승열 하나은행장 등 CEO 15명 중 13명이 인사 대상이다. 우리금융은 15명 중 조병규 은행장을 비롯 7명이 인사 대상자다. NH농협금융은 이석준 지주회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등 10명 중 6명의 임기가 끝난다.

금융권 한 고위 인사는 "5대 금융그룹은 내부통제 강화, 가계부채 관리란 숙제를 안고 있어 안팎으로 쇄신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특히 수뇌부의 임기가 대거 끝나는 만큼 인사의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를 갖는다. 금융권에선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이 금융지주 및 은행장 등의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원장은 그동안 "금융사 경영진의 참호구축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금융권의 폐쇄적 인사 관행의 타파를 촉구해왔다.

금융권에선 지주회장 인사와 관련해 함영주 회장과 이석준 회장의 연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석준 회장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 회장이 취임한 데다,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에서 올해에만 금융 사고가 6차례나 발생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행장 5명 가운데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연임이 예상된다. 그러나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연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 행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됐다. 이석용 행장 역시 금융 사고가 부담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중대사고가 발생한 계열사는 그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물어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은행 계열사의 경우 맏형인 은행장 인사와 연계한 실적 바탕의 물갈이 인사가 예상된다.

주형연기자 jh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