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2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주의의 대반격이 시작됐다"며 "(장외집회) 촛불시민의 수는 차고 넘쳐 집계 불가였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이 언급한 촛불시민의 수는 전날 민주당이 시민단체와 함께 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집회 참가자를 가리킨다. 민주당은 이번 장외집회의 참석 인원을 공식적으로 집계하지 않았지만 김 최고위원은 "차고 넘쳐 집계 불가였다"고 말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장외집회가 당 주도로 열린다는 인식을 주지 않으려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대 원내대표를 제외한 당 지도부는 공개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고 집회 참석자들에게도 당 상징색인 푸른색 착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집회 시간도 오래 끌지 않고 약 30분 만에 종료했다.
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와 별개로 당내 언행이 사법부를 자극하고 판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진행된 확대간부회의에서도 "판결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정당한 의견 표현이지만 이를 벗어나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내에 사법부 비판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공세의 고삐는 늦추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당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역사의 도도한 물결을 만들어낸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희망의 내일을 만드는 길에 동참해 달라"며 장외집회 참여를 호소했다. 김 최고위원이 이날 간담회에서 장외집회 참석 인원이 집계 불가였다고 강조한 배경도 같은 맥락에서 대여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각종 조사를 보면 민심의 방향타인 청년층과 중도층에서 이 정권은 끝났다"며 "윤석열·김건희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박근혜보다 약하고 절대 못 버틴다. 김건희 방탄은 불가능"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국민의힘은 줄초상으로 갈 듯하다. 윤석열, 한동훈, 오세훈 외에도 줄줄이 대기 순번"이라며 "한동훈 대표는 특검 사안에 더해진 이번 온가족 드루킹 사건으로 사법처리 대상이 될 것이고 오세훈 시장도 명태균씨의 저주를 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권을 더욱 거세게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명씨 논란을 부각하며 "국민의 요구를 받들어 반드시 특검을 관철해 모든 의혹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경고했다. 정부가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한 것을 놓고도 "윤 정부의 굴욕적 대일외교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매국 정부에게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를 막기는커녕 국민의 자긍심과 자존심마저 뭉개버린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날 열린 장외집회가 관심을 받지 못했다면서 맞섰다. 특히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서울 도심에 많은 불편을 초래하면서까지 주말 집회를 연이어 개최했으나 역시나 일반 시민의 호응은 없었다"며 "민주당이 제아무리 집회를 그럴듯하게 포장하더라도 현명한 국민들은 그저 '이재명 방탄 집회'일뿐이라는 사실을 너무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수석대변인은 "거대 야당의 원내대표는 '특검을 받지 않으면 국민들이 해고 통보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는데 이 대표 사법 리스크를 향한 국민적 관심을 대통령에게 돌려보겠다는 시도일 뿐"이라며 "거대 의석을 가진 국회 제1야당이 해야 할 일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서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 본연의 업무인 민생국회를 만드는 일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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