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외 불법유통량 3.5억개… '한국' 분류키도
문체부, 현지 사무소 운영·9개 국어 모니터링
창작자 침해소송·저작권 등록 비용 지원 인기
문체부, 현지 사무소 운영·9개 국어 모니터링
창작자 침해소송·저작권 등록 비용 지원 인기
K-콘텐츠가 명실공히 글로벌 문화의 중심에 섰다.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남미,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K-콘텐츠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K-팝, K-드라마, K-영화뿐만 아니라 웹툰,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한류'라는 문화현상을 이끌고 있다. K-콘텐츠는 이제 단순한 문화적 자산을 넘어 한국 경제의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콘텐츠 산업의 눈부신 발전은 콘텐츠 창작자의 노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저작권 보호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했다. 저작권은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창작 활동의 정당한 보상을 보장함으로써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의 확산의 뒷면에서 불법 복제, 무단 배포 등 저작권 침해가 벌어지고 있다. 이는 창작자의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콘텐츠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 저작권을 보호하고자 다양한 법적·제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불법 복제물을 감시하고 삭제하는 조치를 강화하고, 주요 국가와 저작권 보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창작자와 소비자 모두 저작권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캠페인과 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11월 저작권 축제의 달을 맞아 콘텐츠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인 저작권 보호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조명하고자 한다.
'문화강국의 디딤판, 저작권 보호'
<上> - 불법 유통 근절, K-콘텐츠의 미래 지킨다
K-콘텐츠 산업의 찬란한 성장이 빛이라면 어둠의 경로를 통한 해외 불법유통은 그림자다.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을수록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으로 창작물의 무단 국외 반출과 불법 유통 역시 증가하고 있다.
24일 한국저작권보호원의 '해외 한류콘텐츠 침해 실태조사(2023년 기준)'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한 해 동안 해외 K-콘텐츠 불법유통량은 3억5000만개에 달했다. 영화와 방송 등 영상 불법유통량이 1억1100만개, 웹툰이 2억3900만개에 이른다. 해외 K-콘텐츠 불법유통 비중도 늘고 있다. 해외 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 전체 게시물 중 K-콘텐츠 비중은 2022년 15.0%에서 지난해 15.4%(22억6500만개 중 3억5000만개)로 증가했다. 또한 출시 1년 미만인 새로운 콘텐츠 비중이 31.8%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카테고리까지 나눠 서비스하는 콘텐츠 불법유통 사이트=저작권보호원은 보고서를 통해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며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류해 제공하는 불법 사이트까지 생겨났다. 장르별로 나눠 놓고 '한국' 콘텐츠만 선택할 수 있게끔 해놓은 사이트도 있고, 해당 국가의 콘텐츠를 주로 유통하는 사이트에서도 'K-콘텐츠'를 유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K-콘텐츠를 별도 분류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의 콘텐츠가 불법 유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문체부는 해외에서 발생하는 콘텐츠 불법 유통 등 저작권 침해에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고자 중국과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 해외 저작권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저작권사무소의 주요 역할은 △해외 저작권 침해대응 및 권리자 구제조치 지원 △ 해외 유관기관(행정·수사) 및 민간단체 등과 교류협력 △저작권 등록·권리인증 등 콘텐츠 기업 해외 진출과 합법유통 지원 △해외 저작권 등록·계약·구제조치 등 컨설팅 및 법률 지원 △현지 저작권 인식 제고 활동 △법제·정책·사례 등 정보 조사·연구 제공 등이다.
◇러시아어·아랍어까지 9개 언어 불법 유통 모니터링=문체부와 보호원은 특히 해외에서 현지어로 불법 유통되는 저작물의 침해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자 올해 해외 모니터링 인력을 추가 투입했다. 지난해는 영어, 중국어, 태국어, 베트남어, 말레이시아어, 인도네시아 등 6개 언어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했으며 올해는 러시아어, 스페인어, 아랍어를 추가해 9개 언어로 늘렸다.
시스템 고도화의 결과 불법유통 게시물 대응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2022년 34만619건에서 지난해 50만89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10월 기준 총 74만7297건의 불법유통 게시물을 찾아내 대응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0월)의 실적인 38만8795건과 비교하면 무려 92.2%나 증가한 수치다. 불법 사이트 URL 삭제 성과도 늘었다. 2022년 18만4025건에서 지난해는 20만9033건, 올해 9월까지 18만9097건이다. 지난해(1~9월 14만208건)와 견줘 4만8889건(34.9%)이 증가했다.
◇경찰·인터폴과 공조…창작자엔 맞춤 바우처 지원=문체부는 이와 함께 해외 법집행기관·관계기관과 협력해 해외 저작권 침해 수사 대응력도 키우고 있다. 문체부-경찰청-인터폴 간 온라인 저작권 침해 대응(I-SOP)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발생하는 K-콘텐츠 침해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9월에는 인도네시아 지식재산청과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개별 국가의 저작권 범죄 관련 법집행기관과 협력관계도 구축하고 있다.
콘텐츠 창작자의 권리 보호 자구노력 지원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문체부와 보호원은 해외 진출 콘텐츠 권리자의 저작권 침해 피해를 예방하고, 침해 대응 및 분쟁 비용을 지원해 권리자의 자구 노력을 돕는 맞춤형 해외 저작권 바우처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법률·컨설팅·소송지원·침해감정·모니터링·저작권 등록 지원 등 콘텐츠 업체·개인의 유형에 따라 자부담률에 차등을 두고 지원한다. 올해 지원 예산이 1분기에 마감됐을 정도로 창작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문체부와 보호원은 바우처 지원으로 미주지역 K-콘텐츠 불법유통 사이트를 폐쇄하는데 성공했다. 월 1000만명 이상이 접속하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코코아티비를 폐쇄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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