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불황인데"…잇단 화재 발생, 노조 리스크도
"안전 관련 인적 쇄신 등 전략적 대안 시급"
"안전 관련 인적 쇄신 등 전략적 대안 시급"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폭발·화재로 도마에 오른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복구 닷새만에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며 안전 관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포스코의 상징이자 핵심 생산 거점으로 여겨진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18분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3파이넥스 공장 융융로 타워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소방장비 20여대와 인력 50여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고 화재 발생 약 2시간 만인 이날 오전 1시13분쯤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가 발생한 3파이넥스 공장은 앞서 10일에도 폭발·화재가 발생해 직원 1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일부 시설 역시 피해가 발생해 쇳물 생산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공장은 복구 작업을 거친 끝에 19일 재가동됐으나 불과 닷새 만에 다시 화재가 발생한 셈이다.
잇단 화재로 경북 포항 시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는 분위기다. 포스코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일각에선 이번 연말 인사를 통해 과감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안전 관련 경영진이 교체된 가운데, 안전불감증 논란이 더욱 불거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 회장이 노조와의 소통에 있어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조와의 갈등을 매듭짓지 못한 상태로 이들은 파업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포스코 대표교섭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포스코노조)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돌입하며 파업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만약 파업이 현실화 되면 창사 56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포스코노조는 지난 6일까지 회사 측과 11차에 걸쳐 교섭회의를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8.3% 인상, 격려금 3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8만원 인상, 일시금 600만원 지급 등으로 맞서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18일에 이어 21일 임금협상에 대한 노사 간 조정회의를 벌인 바 있다. 하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최근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공세로 고전하는 만큼 일각에선 노조와의 갈등을 조속히 봉합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8월까지 해외로 전년 동기대비 20.6% 증가한 7086만톤의 철강제품을 수출했다.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의식하며 중국 철강사가 수출 폭을 더 늘리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시장에선 올해 말까지 중국의 수출 물량이 1억톤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중국이 미국 시장과 자국 내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해외로 밀어낼 경우 국내 시장에 중국산 저가 철강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중국산 철강 수입은 600만톤이었는데 올해는 9월 말 누적 기준 이미 900만톤을 돌파했다.
장 회장은 취임 첫 해부터 연이은 위기에 직면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어려운 시험대에 서 있다. 취임 당시 장 회장은 내부 출신 '정통 철강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의 위기 상황 에서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재 사고와 노조리스크, 철강업황 악화에 대한 대응은 단순히 기업의 생존을 넘어 포스코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도전 과제로 여겨진다"며 "위기 상황에서 단순한 선언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전략적 대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올해 3분기 매출 9조4790억원, 영업이익 43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와 39.8% 하락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2.2%, 영업이익은 4.8%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수익성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역시 작년 말 50만원대를 돌파했으나, 이후 내림세를 계속해 이날 전일보다 2000원 떨어진 30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양호연기자 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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