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창사 이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이 회사의 강력한 경쟁력으로 '빨리빨리' 문화를 꼽으며, 이를 기반으로 미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규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해 "굉장한 혁신을 추구하신다"며 기존 세워놓은 미래 전략을 책임감 있게 실행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4 LA오토쇼'에서 국내 미디어와 인터뷰를 갖고 "규제가 바뀌면 당연히 대응해야 한다. 유연성 있게 대응할 수 있는 공장이 있다면 현대차"라며 "현대차의 특징 중 하나는 '빨리빨리, 미리미리' 문화다. 이 정신을 계속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투자하겠다고 결정한건 트럼프 1기 행정부 이전에 결정난 것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립 전에 발표했다"며 "인센티브가 없어질 수도 있고 없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계획은 1년 전에 세워 (IRA가)없어져도 공장 계획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공장(조지아주)은 EV(전기차)·HEV(하이브리드)·EREV(주행거리 연장 전기차)를 다 생산하는 공장 만들자고 했다. HEV 수요가 많으면 관련 내용 더 늘리고 유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면 내연기관, HEV,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앨라배마 공장은 생산라인 한 곳에서 6개 모델 생산되는데, 경쟁사는 한 라인 한 모델이어서 경쟁력 있고 코로나 때도 유효했다"며 "인센티브 등 챌린지(도전)가 계속 되겠지만 현대차는 빠르고 유연성 있게 대응 가능하다. '빨리빨리'가 앞으로 성공에 도움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무뇨스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표이사로 임명하면서 "한국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전했다고 했다. 그는 "정 회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말씀을 해 주신 것은 없지만 한 포인트를 얘기해 주신 것이 한국 근무 시간"이라며 "현재도 거의 매달 한국을 방문하고 한 달에 두 번 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회사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아주 핵심적 요소 중 하나가 임직원과의 적합성(syncronization)이라 생각한다. 이해 수준이 같은 선상에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 근무 비율은 70%, 미국 등 다른 대륙에서 초기기간 30% 정도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첫 외국인 CEO로서 "너무 영광스럽고 또 겸손한 마음이다.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정 회장께서는 항상 굉장히 혁신을 추구하고 국적에 상관없이 성과를 잘 내는 것,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을 중시하신다고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이 이러한 생각들로 크레딧(신용)을 갖고 계시다고 생각한다. 선제적으로 사고하시고 혁신적인 움직임을 보이시기 때문"이라며 "새로 부회장이 될 장재훈 현 사장께서 미리 만들어 준 전략들을 지속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무뇨스 사장은 "IRA 폐지·개정이나 환경규제, 관세 관련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관련 솔루션은 간단하다. 역내 투자, 현지화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며 "IRA가 없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모든 회사에게 똑같이 적용되면 없어지면 저희가 더 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고객 수요에 유연한 시나리오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현대자동차 창사 이래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현대차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