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 브랜드가 굳게 지키던 LCD(액정표시장치) 외 프리미엄급 시장에서도 LG전자를 제치고 삼성을 맹추격 중이다.
25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퀀텀닷 액정표시장치(QD-LCD)·미니 LED 등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출하량 3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43%)보다 13%포인트(p) 하락했다.
뒤를 이어 중국 하이센스와 TCL가 각각 24%, 1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3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두 회사의 작년 3분기 점유율은 각각 14%, 11%였다. 이에 따라 1위 삼성전자와 2위 하이센스와의 점유율 격차는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
2분기까지 2위였던 LG전자는 16%의 점유율을 기록해 4위로 밀렸다. 전년 동기 점유율은 20%였다. LG전자는 OLED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중국이 주도하는 미니 LED와 QD(퀀텀닷) LCD TV 시장이 더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점유율에서 밀렸다. TCL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세계 최대 크기인 115인치 QD 미니 LED TV를, 하이센스는 110인치 미니 LED TV를 각각 공개한 바 있다.
전체 프리미엄급 TV 출하량은 중국의 공세 속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이미 표준 LCD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던 프리미엄 TV군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해 전 지역으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이 아닌 전체 TV 시장에서는 중국의 공세가 더 거세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 15%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지만, 하이센스와 TCL이 각각 12%의 점유율로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중국의 두 회사는 지난 2분기에 각각 10%, 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분기 9%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LG전자는 유럽 시장 판매 호조로 점유율이 1%포인트 상승하며 10%대로 회복했다.
3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11% 성장한 6200만대로, 2분기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는 이 같은 추세에 대해 "TV 시장의 교체 주기가 단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일본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가 나타났으며, 동유럽이 24% 증가해 성장을 주도했다.
한편 다른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TV 시장점유율 28.7%를 기록하며 선두에 있다. 뒤이어 LG전자가 점유율 16.5%로 2위를 차지했으며, 중국 기업인 TCL(점유율 12.3%), 하이센스(점유율 9.7%)가 나란히 3, 4위에 올랐다.
매출 기준 점유율에서는 아직 한국과 중국 간 격차가 상당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에서 소위 애국 소비가 늘면서 프리미엄급 시장에서 중국이 한국과의 격차를 상당히 좁히고 있는 추세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프리미엄 TV 출하량 기준 점유율. (프리미엄 TV= QD-미니 LED, QD-LCD, LCD 8K, QD-OLED, WOLED 및 마이크로-LED TV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