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3세인 허연수(63) GS리테일 대표가 용퇴하고 4세인 허서홍(47) 경영전략 유닛장(부사장)이 대표로 승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내수 침체로 고전 중인 유통업계 전반에 젊은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대표 교체 시 GS리테일 역시 40대 젊은 수장의 지휘 아래 공격적인 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오는 27일 2025년도 임원 인사안을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이사회에서 허 부회장이 물러나고 허서홍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 측은 이에 대해 "GS그룹 인사 발표가 27일로 예정돼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이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현 대표인 허연수 부회장은 2003년 GS리테일 신규점기획 담당으로 입사해, 2016년부터는 GS리테일 대표를 맡아왔다.
신임 대표로 거론되는 허서홍 부사장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허 부사장은 서울대 서양사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2006년 GS홈쇼핑에 입사해 GS에너지, GS 등을 거쳤다. 지난해 11월 GS리테일 경영전략 서비스 유닛장 부사장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유통 시장 자체가 세대교체를 겪고 있는 격변기에 GS리테일의 대응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GS리테일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0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1%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3조54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7% 증가했으나 순손실이 631억원 발생해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통산업은 롯데·신세계 등 오프라인 전통 강자에서 쿠팡·네이버 등 신흥 온라인 강자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여기에 인구 급감으로 인한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수익성 개선에 새 대표의 전략 방향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현재 GS리테일은 주력 사업인 SSM(기업형 슈퍼마켓, GS더프레시), 편의점(GS25), 홈쇼핑(GS샵)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업황 악화 속에 '취급고·매출 1위' 경쟁이 무의미해 진 홈쇼핑 사업의 경우, 지금까지의 '존재감 싸움' 방식이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홈쇼핑 시장은 성장세가 꺾였는데, 채널 사업자만 17개"라며 "기존 볼륨에서 수익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답이 제시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편의점도 포화상태라 드라마틱한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새 수장 체제에서는 점당 매출을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경쟁 우위 확보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에 신규점을 낼 자리가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편의점 사업은 서로 기존 점포를 뺏고 빼앗기는 싸움에 접어든지 오래"라며 "성장을 위해선 가맹점주들한테 얼마나 매력도를 높일 것인지에 대한 전략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1, 2인가구 증가와 함께 탄력을 받고 있는 SSM 사업의 경우, 신선식품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집중하는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량의 신선식품을 근거리에서 쇼핑하려는 1, 2인 가구의 수요에 맞춤한 전략이 제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의류, 주방용품, 소모품 등 준내구재의 경우, 이미 온라인으로 소비가 넘어갔다"면서 "SSM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인 신선식품에서 경쟁 우위를 점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GS더프레시의 경우 현재 SSM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안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빠른 배송을 앞세운 쿠팡 로켓프레시, 오피스 상권을 위주로 퀵커머스 권역을 넓히고 있는 컬리 등 이머커머스와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쿠팡 로켓프레시는 오전 10시 전에 주문하면 당일 오후 8시 전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오전 10시 이후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배송된다. 컬리의 경우, 퀵커머스 '컬리나우' 권역을 확대하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