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25일 국민의힘 지도부 일각을 비롯한 의원 수십명과 오찬회동을 가졌다. 국정감사 마무리 후 '격려 차원' 오찬이란 설명이 나왔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28일 본회의로 예상되는 야당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의투표 표 단속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뒤따른다.
여권에 따르면 정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등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40여명 규모로 열린 오찬을 주재했다. 대통령실에선 장상윤 사회수석·박상욱 과학기술수석·김주현 민정수석·유혜미 저출생수석 등 수석급 이상 고위 참모진이 자리했다.
여당 측은 추 원내대표 외에도 인요한 최고위원, 김상욱·김용태·김정재·김종양·김형동·김희정·박대출·박성훈·박수영·박준태·박충권·배준영·백종헌·우재준·유용원·이만희·이상휘·이종욱·이헌승·정성국·정연욱·조승환·주진우·최은석·한기호 의원 등이 참석했다. 오찬은 약 80분 진행됐다.정 실장은 오찬 전 취재진에게 "예산국회에서 고생하시는 우리 의원님들을 위로드리고 격려드리는 자리"라고 말했다. 오찬 후 정 실장과 다른 참석자들은 '특검법 재표결 논의 여부' 질문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추 원내대표는 "뭉치자"며 예산정국에서의 당정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에선 인 최고위원이 이날 오전 최고위 충돌사건을 거론하며 "분열하면 안 되고,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공개회의에서 친윤(친윤석열)계 김민전 최고위원이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당에서 '한동훈 대표 사퇴'와 같은 글을 쓰는 사람들은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사실관계를 좀 확인하고 말씀하시면 좋겠다"며 "그런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공박했다. 비공개 회의에선 친한(친한동훈)계 정성국 조직부총장이 김 최고위원에게 "팩트체크도 안 하고 얘기하느냐"고 따지자 친윤계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이 '부총장 개입'을 문제삼았다.
정 부총장은 "내가 그런 이야기도 못 하느냐"고 받아친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계인 인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발언할 때 옆에서 끼어드는 건 아니라고 신 원내수석대변인이 주장한 것에 100% 찬성한다"고 위계 질서를 내세웠다. 김민전·신동욱·인요한·정성국 4인은 모두 22대 국회 현역 초선 의원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대통령실 정진석(왼쪽 첫번째) 비서실장과 홍철호(오른쪽 첫번째) 정무수석이 25일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오찬을 갖기 위해 여의도의 한 호텔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