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판매 처벌 규정 없어
금연구역서 과태료 부과 못해
'합성 니코틴' 온라인판매 가능
시민단체 "규제안 마련 시급해"
금연구역서 과태료 부과 못해
'합성 니코틴' 온라인판매 가능
시민단체 "규제안 마련 시급해"
![[기획] 규제 허점 틈타 `한국만 봉` 만든 BAT](http://contents.dt.co.kr/images/202411/2024112602100132031001[1].jpg "[기획] 규제 허점 틈타 `한국만 봉` 만든 BAT")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9~2023년 청소년 흡연자 10명 중 3명(32%)은 액상형 전자 담배로 흡연을 시작했다. 그나마 편의점에서 판매를 거부한 것은 다행이지만, '합성 니코틴'을 사용한 액상형 전자 담배는 '공산품'에 해당하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도 가능하다.
이는 청소년들이 액상담배 흡연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뜻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전자담배용 합성 니코틴 용액 수입량은 2020년 56톤에서 2022년 119톤으로 2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
BAT그룹의 한국 계열사인 BAT로스만스는 신제품 노마드를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노마드는 액상 용량 10㎖(니코틴 함량 0.9%) 제품으로 최대 5000회를 흡입할 수 있다. '퍼플'과 '콜드' 두 종류로 권장 소비자 가격은 1만7000원대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이 제품을 한국에 처음 출시한 배경에 대해 "합성니코틴 액상 담배와 천연 니코틴 액상 담배에 서로 다른 법을 적용하는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담배사업법상 합성 니코틴 담배 관련 규제는 없지만 회사는 담배 관련 규제를 자율적으로 준수해 나갈 계획"이라며 "천연 니코틴 담배처럼 경고 그림과 문구를 표시한 것이 한 사례"라고 답했다.
액상 담배는 담배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 담배소비세가 붙지 않는다. 심지어 BAT 측조차도 지난 5월 "합당한 규제의 도입을 지지한다"며, 관련 법안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합성 니코틴 담배와 관련한 법 개정안은 모두 9건이 발의돼 있다.
그러나 아직 통과된 법안은 없다. 전문가들은 전자담배를 규제하는 권한이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에 분산돼 있어 이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당국은 합성 니코틴도 법적인 담배에 포함해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증세 논란 등의 부담으로 인해 빠르게 입장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민단체 등에서는 합성 니코틴 담배 규제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강열 청소년지킴실천연대 부위원장은 "현행 담배사업법상 합성 니코틴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합성 니코틴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법의 사각지대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전자 기기장치는 담배제품으로 알아볼 수 없도록 청소년이 쉽게 소지할 수 있는 USB 메모리, 필기구, 보조 배터리, 게임기 형태로 온라인 쇼핑몰 및 무인 담배자판기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은 지난 7월 30일 청소년 5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액상형 전자담배로 처음 흡연을 시작한 학생의 60% 이상이 현재 일반담배를 주로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청소년에게 액상형 전자담배가 '흡연의 관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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