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UAE 등 대규모 투자 공략
![[테크&포커스] 스타트업도 `AI 노다지` 중동으로](http://contents.dt.co.kr/images/202411/2024112602101131092002[1].jpg "[테크&포커스] 스타트업도 `AI 노다지` 중동으로")
금융정보업체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의 AI 기업에 대한 투자금이 5배 급증했다. 이와 같은 투자 증가는 중동 국가들이 '비전 2030' 같은 경제 다각화 프로젝트를 통해 첨단 기술 생태계를 육성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인 '네옴(NEOM)'을 중심으로 AI와 데이터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UAE 역시 AI 중심 정책과 글로벌 협력을 통해 첨단 기술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은 오는 2030년까지 AI로 인한 전 세계 경제적 이익의 2%에 해당하는 약 3200억달러(약 448조4480억원)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PWC는 "AI는 연간 20~3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중동 전역에서 기여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UAE에서 가장 빠른 성장이 예상되며 그 뒤를 사우디아라비아가 따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기업들은 중동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총괄 법인 '네이버 아라비아'를 설립하고, AI, 디지털 트윈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 9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글로벌 AI 서밋에서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네이버는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이 준비 중인 데이터센터 솔루션 개발, 아랍어 기반 대규모언어모델(LLM) 구축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지능형 로봇 및 관련 응용 서비스 연구개발도 함께한다. 또 사우디 정부의 지역본부유치정책(RHQ)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과 B2B 사업 확장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스타트업들도 AI를 앞세워 중동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AI 검색서비스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중동 지역 진출을 위해 최근 UAE 두바이에 사무소를 열었다. 일본에 이어 제2의 해외 시장으로 중동을 낙점한 것이다.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중동 지역 최대 스타트업 행사 '비반(BIBAN)'에 참여해 협력을 모색하기도 했다.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 노타는 UAE의 교통 인프라 기업 ATS(Alliance Traffic System)와 협력을 공식화하며 중동 시장 진출에 나섰다. 노타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중동 지역에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솔루션을 공급하고, 지역 전반에서 기술적 영향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채명수 노타 대표는 "이 프로젝트는 노타의 시각언어모델(VLM) 기반 온디바이스 AI 솔루션을 중동 현지에서 직접 검증하는 기회로, 글로벌 기술력과 사업적 잠재력을 입증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 10월 두바이에서 열린 '자이텍스 글로벌 2024' 행사에는 국내 스타트업 96곳이 참가해 중동 시장 공략의 의지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중동 국가들도 국내 AI 기업들과 협력할 이유가 있다고 분석한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AI안전연구소장)는 "중동은 AI 기술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할 수 있는 자본력이 강점"이라며 "특히 AI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 국가들은 미국 기업이 제공하는 AI 기술을 사용할 경우 국가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있어 국내 기업들에 더 많은 기회가 열릴 수 있다"며 "중동의 장점과 우려사항을 잘 파악해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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