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26일(현지시간) 오후 중국 선전 본사에서 '메이트 브랜드' 행사를 열어 자사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70 시리즈를 공개했다. 메이트70은 화웨이가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메이트 60 프로'의 후속 모델이다. 화웨이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따르면, 300만대 이상 사전예약을 기록했다. 리처드 유(Richard Yu)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CEO는 "역대 가장 강력한 '메이트'폰"이라고 새 스마트폰을 소개했다. 인공지능(AI) 기능도 강화했다.
메이트 70은 화웨이의 자체 운영체제(OS)인 '하모니(훙멍) 넥스트'와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린9100'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화웨이는 자체 기술력과 부품을 강조하면서 시장 내 입지를 강화는 '기술 독립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격인 AP인 기린9100은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가 6나노 공정으로 제작한 칩으로,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 '테크 굴기'를 이어갔다는 평을 받는다.
화웨이는 지난 2012년부터 스마트TV와 스피커 등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용으로 하모니 OS를 개발했다. 이전까지는 스마트폰에 적용되지 않았지만, 2019년 미국의 제재로 인해 5G 연결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위한 반도체와 안드로이드 서비스 접근이 차단되면서 자체 기술 확보 노력에 추진력이 붙었다.
여전히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OS 'iOS'가 전세계 스마트폰의 약 98%를 구동하는 상황에서 OS 독립은 새 생태계를 키우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또한 '타이젠' OS를 내놓은 바 있지만, 스마트폰에서 안드로이드 의존도를 줄이지 못해 한계에 봉착했다.
화웨이 하모니의 이전 버전은 안드로이드 무료 코드와 리눅스 SW에 의존했지만, 메이트 70 시리즈에 장착한 새 버전은 일명 '순혈주의' 시스템으로 가동한다. 안드로이드용으로 개발된 앱은 새 버전에서 작동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화웨이의 새 OS를 탑재한 메이트 70은 서구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화웨이의 노력에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하모니 넥스트에 맞는 1만5000개 이상 전용 앱을 개발하고, 향후 자체 앱을 10만개 수준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하모니 OS는 올 1분기 중국에서 점유율 17%를 차지하며 애플의 iOS(16%)를 제치고 안드로이드 OS에 이어 2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화웨이의 질주에 애플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세 번째 중국에 방문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국제무역촉진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제2회 중국국제공급망진흥박람회' 참석을 위해서다. 전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쿡 CEO 등 박람회에 참가한 글로벌 기업과 단체의 대표 20여명을 만나 좌담을 나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미-중 관계가 더욱 악화하기 전 외교전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애플 매출에서 중국의 매출은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애국소비' 등의 영향으로 최근 중국 내 기기 판매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김나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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