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은 세계 각국의 디자인 출원·등록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리야드 디자인법 조약'이 채택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조약은 국가마다 다른 디자인 출원 절차를 간소화하고, 등록된 권리의 관리를 쉽게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로써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관장하는 특허법조약(PLT, 2000년)과 상표법에 관한 싱가포르 조약(STLT, 2006년)에 이어 리야드 디자인법 조약까지 산업재산권 주요 3법에 관한 국제조약이 모두 완성됐다.
디자인 분야는 특허, 상표에 비해 세계적으로 제도가 서로 달라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디자인권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 조약은 출원서 필수 기재사항을 최소 한도로 규정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출원 전에 먼저 디자인을 공개했더라도 1년 이내 출원할 경우 자신의 공개행위로 인해 거절되지 않는다. 또한 우선권 주장을 출원할 때 하지 못했더라도 이를 추가·보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특허청에 제출할 서류를 마감 기한까지 내지 못했더라도 소정 요건을 갖추면 기한을 연장하거나, 상실된 권리를 회복할 수 있도록 권리자 친화적인 다양한 구제방안 등을 담았다.
조약에 가입한 국가는 부분디자인, 복수디자인 등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다양한 제도를 제공해야 한다. 이와 함께 출원인이 원하는 경우 최소 6개월 이상 디자인을 미공개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공개 시기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 조약은 지난 20년간 진행된 협상을 통해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을 균형 있게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허청은 수요자 의견과 국내 산업에 끼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외교회의에서는 미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조약에 가입, 서명하지는 않았다.
특허청 관계자는 "주요 국가의 가입 동향 등을 살펴 조약 가입 필요성과 시기를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특허청은 리야드 디자인법 조약이 지난 22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외교 회의에서 공식 채택됐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대표단인 김지맹(왼쪽 네번째) 특허청 과장과 다렌 탕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총장(왼쪽 세번째) 등이 주요국 인사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특허청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