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공장에 총 38억7000만달러(약 5조4000억원)을 들여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오는 2028년부터 HBM4 등 차세대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에 투자하는 것은 HBM4(6세대) 제품 성격이 고객사 맞춤형으로 강화될 예정인 것과 관련이 깊다. 기존 HBM3E(5세대)까지는 범용 제품 성격을 띠었지만, HBM4부터는 고객사 맞춤형 제품 성격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업계에선 본다.
HBM4의 로직다이(베이스다이)는 기존 HBM3E와 달리 고객사 맞춤형으로 제작돼야 한다.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HBM 제품 성격과 다른 빅테크가 필요로 하는 HBM 제품 스펙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로직다이는 HBM 맨 아래 탑재되는 핵심 부품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이어주는 기능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HBM4부터는 메모리 기업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각사가 요구하는 조건에 대응 해야해 빅테크와의 실시간 협업·소통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커지게 된다"며 "이런 점을 강화한다는 게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 투자의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HBM 기술력이 진화하면서 로직다이 외 다른 부품이 고객사 맞춤형으로 새로 제작돼야 할 필요성도 커진다. 현재 상용되는 HBM3E는 대부분 엔비디아 요구에 맞게 제작된 제품이다. HBM4부터 고객사 맞춤형 성격이 강화되면서 로직다이 외 다른 공정에서도 타 빅테크 기업이 요구하는 패키징 조건이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HBM3E 까지는 엔비디아 퀄 테스트를 통과하느냐 마느냐의 여부가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였지만, HBM4부터는 각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패키징한 맞춤형 메모리를 제공해야 한다"며 "SK하이닉스가 현지화 전략을 통해 AMD·인텔 등 다른 빅테크향 HBM4 제품에서도 기술 우위를 이어간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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