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와 산·학·연 전문가들이 국회를 찾아 전력·용수·도로 등 첨단산업 필수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의원연구단체 '미래 국토인프라 혁신포럼'과 공동으로 26일 의원회관에서 '첨단산업 필수인프라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자리에는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과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연구책임의원), 김영진 의원, 홍기원 의원, 염태영 의원 등 연구단체 소속 의원 5명이 참석했다. 대한토목학회 정충기 회장과 최동호 차기 회장도 참석했다.
경제계에선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최승훈 삼성전자 부사장, 정상록 SK하이닉스 부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준성 LG 부사장, 임성복 롯데지주 전무, 이준명 한화 건설부문 인프라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미래 국토인프라 혁신포럼 대표의원인 송석준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첨단산업의 경쟁력은 국가의 미래 운명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라며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기, 용수, 도로를 비롯한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신속하고 과감한 입법과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명수 의원도 인사말을 통해 "수출이 중요한 한국에서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나 크다"며 "전체 수출의 15% 이상을 차지하며 국가전략산업으로 자리 잡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조차 아직 한참 모자라다는 지적이 많은데, 정부와 국회는 법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산업 발전을 적극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도 "전기·용수·도로 등의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적시성을 상실해 선승독식 구조의 첨단산업에서 크게 뒤처질 수 있다"며 "국가경제의 백년대계와 미래세대의 명운을 위해 반도체 특별법 통과 등 국가적으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조홍종 단국대 교수가 '첨단산업 인프라의 중요성' 주제 발표에서 "국내 첨단산업 기술이 뛰어나긴 하나 최고 기술국인 미국 대비 88%로 유럽·일본보다 뒤지고, 최고기술 보유분야도 1개(미래형 디스플레이)뿐"이라며 "첨단산업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려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조 교수는 또 "국내 첨단기업이 받는 용수보조금은 전체 투자금 대비 2~3% 수준이고, 인프라 보조금 지원 횟수도 1회 원칙으로 기업이 인프라 구축비용의 상당부분을 감당해야 한다"며 경쟁국 대비 국내 지원제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첨단산업 인프라 지원을 위한 컨트롤타워 설치,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 책임 의무화, 지원의 인프라 종합관리 시스템 도입 등의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학연 전문가들도 첨단산업 인프라 지원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전세계는 첨단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AI(인공지능) 산업 활성화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안정적 전력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쏟는 소위 '전자생존' 시대에 돌입했다"면서 "우리나라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전력공급에 필수적인 송전망 인프라가 지역주민, 지자체, 규제 등으로 66개월에서 최대 150개월까지 지연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과 인근지역 발전소 건설을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용인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공업용수 수요량에 비해 현재 공급 가능한 용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고, 부족시 신규댐을 건설해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기존 인프라의 활용으로 서울시의 수도인프라를 활용하고, 한탄강댐의 다목적화, 중대형 농업용저수지를 공업용수 전용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이차전지 관련 폐수 처리 방법에 대해서도, 기업이 적극적으로 환경을 개선하는 경우에 지원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밖에 첨단산업단지의 도로 등 인프라를 구축할 때, 기업이 첨단산업단지 계획 수립시 산업특성 반영을 제안하고 논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관련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