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의결된 재의요구안…尹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한(29일) 내 재가 예상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지난 14일 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법안을 여당과는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며 "야당이 그 위헌성이 조금도 해소되지 않은 특검법안을 또다시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건희 특검법은 올해 2월과 10월에 이어 이달 14일 국회 단독 과반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됐다. 해당 법안은 김 여사에 대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개입 의혹과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의혹을 추가로 수사대상 삼았고,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추천하되 야당이 거부하고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게 한 내용을 담았다.
한덕수 총리는 "해당 특검법안은 헌법상 권력분립원칙 위반, 특별검사 제도의 보충성·예외성 원칙 위반, 사법 시스템의 근간을 훼손할 우려 등 위헌성이 명백해 정부가 이미 제21대, 22대 국회에서 두 차례 재의요구를 했고 국회 재의결에서 모두 부결돼 폐기됐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야당이 특검 후보 추천을 좌우한다고도 했다.
한 총리는 "이번 특검법안은 특검 후보자 추천권을 대법원장이 행사하는 방식으로 수정됐으나,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자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하면 야당이 무제한으로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제3자 추천의 형식적 외관만 갖췄을 뿐, 실질적으론 야당이 특검 후보자 추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기존 폐기된 특검법안보다 수사대상을 일부 축소했다고는 하나, 검찰과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특검을 도입함으로써 특검 제도의 보충성·예외성의 원칙을 훼손한다는 본질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며 "위헌성이 다분해 두차례나 국회에서 폐기된 특검법안을 야당이 또다시 강행 처리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재의요구권은 대통령제를 취하고 있는 우리 헌법에서 대통령이 입법부의 권한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으로, 헌법수호 의무가 있는 대통령은 위헌적 요소가 있는 법률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 시한인 오는 29일 이전에 재의요구안을 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부권 행사 시 이번 특검법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국회 재의를 요구한 25번째 법안이 된다. 한편 한 총리는 윤석열 정부하에서 2900여건의 규제개선 완료 및 약 148조원 투자 창출 효과를 기대했다. 그는 최근 OECD에서 발표한 '2024년 규제정책 평가' 결과에서 한국이 3개 ？야 중 2개 분야에서 38개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고 주목했다.
한 총리는 올해 처음 공개된 '투명성 지표'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며 "모든 부처는 현장의 간절한 목소리에 늘 귀 기울이며, 국민과 기업을 옥죄는 실효성 없는 규제,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은 규제는 더 과감하고 더 신속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에서 조만간 규제혁신전략회의를 개최해 토지 이용 관련 규제개선에도 나서겠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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