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표는 26일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 해소, 노동 약자 지원 등의 민생 현안을 챙겼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 네 번째-지방시대, 지속가능한 대한민국 성장 동력'과 '노동약자지원법 입법발의 국민 보고회'에 잇따라 참석했다.
한 대표는 먼저 초선의원 공부모임에서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고 더 반듯하게 자랑할 만한 지금보다 더 나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 해소가 정말 필요하다"며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 이후부터 격차 해소를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고 이를 위해 여러 가지 각론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국민 보고회에서는 "노동 약자들은 입법 미비와 사회적 갈등의 심화 속에서 제대로 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국민의힘과 정부가 노동 약자들의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발의하는 노동약자지원법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는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를 체계적으로 지원·보호하는 게 골자다.
한 대표는 이날 군 복무 중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고(故) 홍정기 일병의 유족을 만나 국가배상법 개정 방안을 살피고 당 수도권비전특위가 주최하는 '심층 면접-국민의힘 뭐하니'에서 청년·여성 당원들의 목소리도 청취했다. 전날에는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국내 주식시장 부진의 원인이 정부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상법 개정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우량주를 불량주로 만들어도 괜찮다는 것 아니냐"면서 "정부가 태도를 바꿔 법 개정을 반대하는데 앞으로도 물적분할, 합병 등을 해가면서 알맹이 계속 빼먹으라는 소리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상법과 관련해 재계와 일반투자자 측에 공개 토론을 제안한 바 있다. 이 대표는 27일에는 서울 소재 모 고등학교를 방문해 고교 무상교육 현장을 살피고 28일에는 한국거래소를 찾아 상법 개정안에 관한 업계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한 대표와 이 대표가 민생에 주력하는 배경은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차기 대권을 향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그 내용에는 다소 차이는 있으나 모두 리더십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한 대표는 당원게시판에 가족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올라왔다는 논란이 일면서 친윤(친윤석열)계와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등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아 당내에서의 위상과 리더십은 유지 중이지만 상급심은 물론 오는 29일 열리는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에 대한 선고 등 여러 재판이 남아 있는 만큼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 가운데 민생을 챙기며 실용주의 이미지를 부각해 지지 기반을 다지려는 것으로 읽힌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이날 서로를 향한 견제도 이어갔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판결을 두고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지만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민주당이 이번 판결에 환호했듯이 지난 15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유죄 판결 역시 존중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대표는 민생연석회의 출범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를 겨냥해 "재판보다는 민생에 신경을 쓰는 게 좋겠다"면서 "특검을 하겠다고 제3자 특검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반대하고 상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주장을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또 반대로 정부·여당의 태도가 바뀐 것 같다. 그런 문제를 조정하는 게 여당 대표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