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3월 EU DMA 시행 이후 유럽 수수료 17%로 낮춰
국내 적용 시 모바일 비중 높은 게임사 영업이익 증가 전망
플랫폼 수수료 절감액 17조...트리플A급 기준 170개 제작 가능
글로벌 모바일 양대마켓이 인앱결제 수수료율을 유럽과 동일하게 인하하면 게임사들의 영업이익률이 7%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양대마켓은 한국에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기본 30%, 중소기업에 한해 15%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미국, 유럽과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애플은 지난 3월 시행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에 따라 유럽지역 수수료를 기본 17%, 중소기업 10%로 크게 인하했다. 지난 6월 인앱결제 시스템 이용을 강제해 DMA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 앱스토어 정책이 DMA 위반이라는 잠정 결론을 통보받았다. 이에 수수료를 낮추기로 결정한 것이다.
과도한 수수료를 책정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건 양대마켓과 에픽게임즈의 소송 때문이다. 법정에서 공개된 구글의 내부 문서에 따르면 적정한 인앱결제 수수료는 최대 10%였으며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비용은 4~6%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애플은 자체 감정자문 컨설팅업체를 고용했는데 컨설팅업체는 적정 수수료율을 12.3%로 평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수수료 인하에 대한 주장이 강력해졌으며 앱마켓 수수료 인하가 국내 게임산업의 이익 증대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애플의 유럽에서 제공한 인앱수수료 17%를 국내에 동일하게 적용되면 모바일 게임 비중이 높으며 퍼블리싱 사업을 위주로 하는 게임사의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인앱결제 수수료가 17%로 책정되면 게임 산업의 모바일 플랫폼 수수료는 39조원 수준에서 22조원까지 감소하며 게임사가 영업이익률을 고정할 시 가용 개발비는 135조원에서 152조원으로 증가해 신작 출시량이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수료 절감액 17조원이 신작 개발에 들어가면 1000억원의 개발비용이 요구되는 트리플A급 게임을 기준으로 170개의 신작을 제작할 수 있다.
아울러 올해 실적 기준으로는 국내 주요 게임사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7% 상승한다. 모바일 비중이 높은 게임사의 개선 폭은 더욱 크다. 넷마블이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모바일 매출 비중이 92%에 달하는 게임사로 올해 지급수수료 예상금액은 7000억원이다. 앱 수수료가 17%였다면 4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한다. 위메이드와 카카오게임즈도 700억원 수준의 이익 증가했을 것이라고 미래에셋증권은 내다봤다.
한편, 구글과 애플은 미국과 유럽에서 제3자 결제시스템을 개방했다. 구글은 패들(Paddle) 6%, 에픽스토어 12%로 수수료율을 책정했다. 국내에서도 외부결제 시스템을 활용하면 기존 수수료보다 4%포인트를 인하했지만, 법망을 피해 30%를 받아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게임사들은 자체 PC런처에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영기 위더피플 변호사는 "값싼 외부 인앱결제시스템의 도입을 허용하면서 30% 수수료를 받으면 고객들에게 선택권을 주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국내에서는 다른 시스템 사용 못하도록 하면서 30%를 받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모바일 지급수수료 17% 가정 시 주요 게임사의 2024년 실적 변동 추정치. 미래에셋증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