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해수 속 스트론튬-90 신속 분석법
하루면 분석 가능..국내외 방사능 분석기관 채택
해수 속 방사성물질인 스트론튬-90을 분석할 수 있는 우리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반영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해수 속 스트론튬-90 분석법'이 최근 국제표준화기구(ISO) 수질분야(TC147) 총회에서 국제표준으로 승인받았다고 27일 밝혔다.
해수 속 방사성 물질인 스트론튬-90은 매우 극미량으로 존재하고, 화학적 거동이 유사한 물질이 많아 분리 측정에 많은 시간이 든다. 김현철 원자력연 박사 연구팀은 스트론튬-90이 붕괴해 생기는 딸핵종인 '이트륨-90'을 이용해 스트론튬-90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분석법을 개발했다. 모핵종의 반감기가 딸핵종의 반감기보다 월등히 긴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핵종과 딸핵종의 방사능 농도와 같아지는 영속 평형 현상을 적용한 것이다. 스트론튬-90은 시간이 지나면 베타선을 방출하며 이트륨-90을 만들어 내는데, 14일이 지나면 스트론튬-90과 이트륨-90의 방사능이 같아진다.
연구팀은 이트륨-90을 흡착하는 수지와 자체 개발한 자동핵종분리장치를 통해 분석 시간을 기존 3주에서 2일로 대폭 단축했다. 또한 시료 전처리에 활용할 수 있는 대용량 해수 전처리 장비를 자체 개발해 전처리 시간을 대폭 줄여 하루면 최종 분석이 가능하다. 시료 전처리 장비는 2022년 국내 기업에 기술이전·상용화돼 국내외 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스트론튬-90 신속 분석법과 전처리 장비는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환경공단 등 국내 방사능 관련 주요 기관이 해양 방사능 감시에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 방사선방호원자력안전연구소(IRSN)도 관련 기술을 채택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해양환경실험실도 해수 전처리 장비를 설치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스트론튬-90 신속 분석법을 반영한 국제표준(ISO 13160:2021) 개정안 작업을 주관해 2027년 발행할 예정이다.
이완로 원자력연 안전관리단장은 "ISO의 스트론튬-90 신속 분석법 국제표준 승인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방사능 분석법이 글로벌 표준으로 인정된 최초 사례"라며 "내년에는 해수 중 방사성 세슘 신속 분석법도 국제표준으로 추가 제안해 승인받을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해수 중 스트론튬-90 신속 분석법이 국제표준화기구(ISO) 수질분야 총회에서 국제표준으로 승인됐다. 사진은 관련 연구진이 시험설비 앞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원자력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