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쇄신'의 승부수로 과거 메모리반도체 초격차를 이끌었던 '전영현 카드'를 내놓았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에게 대표이사와 부문장, 메모리사업부장, 여기에 연구·개발(R&D) 수장까지 겸임하도록 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의 중책을 맡겼다.
삼성전자는 27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정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정현호 사업지원TF 부회장,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은 유임됐다.
삼성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메모리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체제로 전환하고, 파운드리사업 수장을 교체했다"며 "경영역량이 입증된 베테랑 사장에게 신사업 발굴 과제를 부여하는 등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전 부회장은 또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한종희 부회장과 함께 2인 대표체제의 한 축을 맡았고, 메모리사업부장과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원장까지 겸하게 됐다.
한진만 DS부문 DSA총괄 부사장은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글로벌 고객사 네트워크 강화 등의 역할을 맡긴다.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은 신설된 파운드리 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을 맡아 기술 부문 수장 역할을 한다.
한 부회장은 DX부문장 겸 DA사업부장과 함께 신설되는 품질혁신위원장을 겸한다.
이 밖에도 김용관 사업지원 부사장은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외에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겸 글로벌브랜드센터장은 브랜드전략위원 사장으로, 이원진 상담역은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각각 보직이 바뀌었다.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재계의 관심을 끌었던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발표는 없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온전히 끝나는 내년 2월 이후 구체적인 인사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 사장으로 옮겼고, 새 대표에는 김경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해 내정했다. 오너가(家)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면 그룹 내 첫 사장급 전문경영인(CEO)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