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현 이사 선임안 자동 폐기
2027년까지 임종훈 임기 보장
2027년까지 임종훈 임기 보장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 인사 5대 5 동률로 구성됐다. 3자 연합과 형제측 어느 한쪽도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동국 회장이 이사회 진입에 성공, 끝날 줄 모르는 분쟁을 매듭짓는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28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다만 3자 연합 측이 제안한, 이사 수를 기존 10명에서 11명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 안이 부결되면서 임주현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은 자동 폐기돼 불발됐다. 투표 결과, 57.89%만이 정관 변경의 건에 찬성해 특별결의안 통과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를 기존 4(3자 연합)대 5(형제 측)에서 6대 5로 뒤집으려던 3자 연합 측 계획은 무산됐다. 3자 연합은 신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신규 이사 총 2명을 추가, 이사회 구도를 6대 5로 재편한 뒤 경영권을 장악하고자 했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이사회가 5대 5 구도로 구성되면서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는 2027년까지 임종훈 대표의 임기가 보장됐지만, 형제 측이 추진하려던 중장기 전략을 비롯해 대표이사 변경, 주요 경영에 관한 결정을 한쪽에서 단독으로 내릴 수 없게 됐다.
형제 측이 추진하려던 중장기 사업계획 역시 3인 연합의 견제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 분쟁에 따른 편가르기가 이어지며 소액주주들은 물론 직원들의 피로도가 높은 상황이다.
지난 3월 초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말한 "경영권 분쟁 마지막 주총이라던 말"은 거짓말이 됐고, 양측은 각종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어 주총 이후에도 한미가 내분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임시 주총은 오전 10시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의결권 위임장 집계 등을 이유로 지연돼 오후 2시 이후 열렸다. 경영권 분쟁 당사자 중 이사회 의장인 임종훈 대표만 총회 현장에 나왔으며, 임종윤 이사,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회장은 모두 불참하고 의결권 대리인이 참석했다. 주총이 예정보다 4시간 이상 늦은 오후 2시 30분께 열리면서 소액주주들이 고함을 치기도 했다.
이날 신 회장은 주총 후 입장문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경영 체제의 중요한 변화를 앞두고 이사회에 진입하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그룹의 오랜 최대 주주로서, 지금까지 회사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 왔다"며 "치열한 분쟁 상황이 지속되는 작금의 상황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도록 책임감 있게 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의사결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판단할 것"이라며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완충시키면서 조화로운 경영 모델을 이뤄내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종훈 대표는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이사회 동률이 되는 상황이 된 만큼 제가 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는 12월 19일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으로 그동안 계속 회사를 흔들어 댔던 일부 대주주 및 세력의 이사회 증원을 통한 경영권 장악시도를 막아낼 수 있었다"며 "이사회가 5대5 동수로 재편됐지만 이사들이 회사의 미래와 발전을 고려해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글·사진=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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