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삼성그룹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삼성글로벌리서치 등 4개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사 기술 엔지니어 출신인 이청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부장(부사장)을 새 리더로 선임했다. 또 삼성SDI와 삼성SDS는 각각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와 이준희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는 유임됐다.
이 중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신임 사장은 자사 엔지니어 출신 첫 대표이사다. 이 신임사장은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를 거쳐 삼성디스플레이가 출범한 2012년부터 근무해온 디스플레이 기술통이다.
앞서 이 신임사장 전에 임명됐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5명 중 4명은 삼성전자 출신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간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해 삼성전자 출신을 대표이사로 기용했다. 내부 승진 인사로 이동훈(2018~2020년) 전임 대표이사를 발탁했던 전례가 있지만, 이 전 대표는 기술보다는 영업통에 가까운 인사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대 디스플레이 고객사인 만큼, 합을 맞추는 데에는 삼성전자 출신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대표이사로 기용해온 것"이라며 "삼성전자 메모리 성공 DNA를 계열사에 심겠다는 의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장 인사에 변화를 주면서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 확대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용 9인치 이하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출하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43%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2022년(56%)와 비교하면 점유율이 13%p나 하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에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기술력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내년 애플이 새 프리미엄 제품군인 '아이폰17 에어'를 출시하며 제품 변화를 기존보다 크게 가져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BOE 등이 국내 업체와의 OLED 기술 격차를 좁혀오고 있지만, 중국 기업은 기술력 부족으로 애플 프리미엄 제품향 OLED 패널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9월 출시된 아이폰 프로맥스용 OLED 디스플레이 물량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독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 엔지니어 출신 인재를 CEO로 기용한 점은 중국 업체와의 OLED 격차를 다시 벌리려는 의지로 읽힌다"며 "다만 삼성전자 실적이 이전보다 좋지 않았던 점도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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