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은행지주의 경영 관리상 이 같은 취약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익 규모에 걸맞는 사회적 역할 이행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대외적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며 "이사회를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인 중장기 전략과 혁신 노력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에 보다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회 기능의 강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해외 진출과 자회사 인수 등 은행지주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업무 집행 과정에서 이사회의 감독 기능이 미흡하게 작동될 경우, 회사의 리스크 관리·내부통제 기능이 형식화되고 경영진 권한 집중과 단기실적 위주의 경영 관행이 공고화될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작년부터 지속해 온 지배구조 선진화 노력 취지에 맞춰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 강화라는 이사회 본연의 기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이사회 차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금융회사 내에 온정주의적 조직문화가 광범위하게 존재하며 구성원의 윤리의식 저하로 인해 은폐 또는 내부고발 등을 억제하는 등 금융사고를 지속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복되는 위규 행위에 대한 징계 강화와 함께 귀책 직원에 대한 엄정한 양정 기준 적용 등 준법 및 신상필벌 강조의 조직문화가 확립될 수 있도록 이사회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내년 경제·금융 환경 불확실성에 대응해 철저한 대비도 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우리 경제는 내수부진 등에 따른 성장률 둔화, 정책기대 변경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등 경영 환경이 여전히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은행지주별 상황에 맞는 장기적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불확실성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내년도 그룹 경영 계획 심의 시 자회사들의 리스크 익스포져 관리와 조달·운용, 자본관리 계획의 적정성 등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룹 차원의 가계대출 취급 계획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내에서 자회사 리스크 및 자본관리 계획을 고려해야 하고, 중기·소상공인 자금공급 여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은행 등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책무구조도 시행 등 내부통제 강화도 강조하며 "책무구조도 시행으로 지주 회장이 그룹 전체 내부통제의 총괄책임자로서 자회사 내부통제의 작동 여부까지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내부통제의 실효적 작동을 위해 지주 회장이 책임의식을 가지고 총괄책임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사회에서 적극적인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하면서, 준법·감사인력 보강 등 인적·물적 자원 투자를 비롯한 자회사의 내부통제 업그레이드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 은행권 여신 프로세스 개선사항의 안착, 임원 친인척 특혜대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개선안 마련 등에 대해서도 지주 차원에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상생금융 및 사회공헌을 위한 자율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지배구조 선진화 정착을 위한 이사들의 그간의 노력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돼 지배구조 관행의 우수 사례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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