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상품, 점포 및 인력 축소 등 지적
"내년 경제·금융 환경 불확실성에 대응" 필요
"내년 경제·금융 환경 불확실성에 대응" 필요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주요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그간 감독 및 검사 과정에서 파악한 이 같은 경영 관리상 취약점을 공유하며, 내년 은행지주가 당면한 현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권선주 KB금융 의장, 윤재원 신한금융 의장, 이정원 하나금융 의장, 정찬형 우리금융 의장, 이종백 NH농협금융 의장, 최경수 BNK금융 의장, 최용호 DGB금융 의장, 유관우 JB금융 의장 등이 참여했다.
이 원장은 우선 은행지주가 고객 자산 관리와 자산운용, 금융 포용 등 측면에서 장기적이고 일관된 혁신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손쉬운 방법으로 단기성과를 올리는 데 집중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위험 금융투자 상품 판매나 부동산, 담보 및 보증서 대출 위주의 여신 운용, 점포 및 인력 축소 등을 통한 비용절감 등에만 공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계대출 중 주택관련대출 비중은 2021년 말 69.1%에서 2024년 9월 말 75.2%로 급증했고, 기업대출 중 부동산업종 비중은 같은 기간 17.7%에서 18.1%로 늘었다. 국내은행 점포는 2021년 말 6121개였지만, 올해 10월 말 기준 5690개로 크게 줄었다. 국내은행 인력은 올 9월 말 기준 2021년 말과 비교해 2%가량 감소했다.
이로 인해 고객보호와 내부통제 기능이 약화되고, 이익규모에 걸맞는 사회적 역할 이행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오프라인 점포 폐쇄에 따른 문제점으로는 취약계층·지역(고령자, 비수도권 등)의 금융 접근성이 저하된다는 점이, 인력구조 조정의 경우 영업점과 후선 내부통제 부서의 업무 부담 증가 등으로 내부통제 기능이 약화된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한 은행이 감리인력을 축소하면서 내부통제 기능이 약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A은행은 지난해부터 업무효율화 차원에서 영업점장 전결여신에 대한 여신감리 기능을 축소하고 있다. 재채용 계약직 직원이 전 영업점 자점감사를 담당하고 있어, 점검이 미흡하더라도 책임을 묻기 어려운 인력구조 하에서 실효성 있는 점검 기능이 미흡했다. 또 점포·인력 축소에 따른 업무 범위 확대 등으로 고객 섭외와 심사·승인, 감정평가, 용도 외 유용 점검 등 대부분의 여신 프로세스를 사고자 본인이 직접 처리하고, 결재자는 여신 서류 및 여신 취급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를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이 원장은 경영진에 대한 감시 및 견제 등 이사회 기능의 강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지주 및 은행에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도입해 지배구조 선진화 이행을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원장은 "회사의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기능이 형식화되고 경영진 권한 집중과 단기실적 위주의 경영 관행이 공고화될 수 있다"며 "해외 진출과 자회사 인수 등 은행지주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업무 집행 과정에서 이사회의 감독 기능이 차질 없이 작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복되는 위규 행위에 대한 징계 강화와 귀책 직원에 대한 엄정한 양정 기준 적용 등 준법의식 및 신상필벌 강조의 조직문화를 확립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내년 중장기 경영 계획 수립과 함께 잠재 리스크에도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자회사별 리스크 익스포져 관리와 조달 및 운용, 자본계획 등의 적정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밖에 금융지주 책무구조도 시행 등 내부통제 강화와 함께 자율적인 상생금융과 사회공헌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 의장들은 이 같은 감독당국 인식에 공감하며, 미래지향적인 중장기 전략과 혁신 노력 등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지배구조 최정점으로 이사회가 은행지주의 건전하고 올바른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감시와 견제의 역할에도 충실하겠다고 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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