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이제 집으로 가요", 휴전에 속속 귀환 레바논 피난민들](http://contents.dt.co.kr/images/202411/2024112902102269061001[1].jpg "[외신사진 속 이슈人] \"이제 집으로 가요\", 휴전에 속속 귀환 레바논 피난민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 휴전이 27일(현지시간) 오전 4시를 기해 발효됐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자 이튿날 이스라엘이 '철검 전쟁'을 선포하고 헤즈볼라 견제 차원에서 레바논 공습을 시작한지 416일만입니다. 휴전이 발효되면서 레바논 피난민들이 속속 귀향길에 올랐습니다.
레바논 남부 마을로 돌아온 아시야 아트위는 고향을 다시 찾은 기쁨과 함께 무너진 터전에 망연자실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의 의지, 모든 적의 의지에 저항해 우리가 집으로 돌아왔단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우리는 잔해더미 위에서 잠을 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교외의 공습으로 파괴된 집을 찾은 또 다른 피난민인 자히 히자지는 "우리가 평생 모은 것들이 다 무너졌다"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베이루트아랍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캐런 엘마이는 "레바논 남부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으로 귀가 행렬에 오른 이가 많다"며 "이스라엘군이 아직 대피해 있으라고 경고했다던데, 우리한테 미사일을 쏘던 이가 이런 얘기를 하면 누가 듣겠나"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나도 죽거나 살거나 반반 확률이겠구나 싶었다"고 공습이 한창이던 때를 돌이켰습니다.
레바논에서 교전이 멈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국외에 머물던 많은 사람들도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많은 항공편이 순식간에 매진됐다고 합니다.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베이루트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던 한나 씨는 부친을 만나러 간다고 말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출신인 그의 가족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피란길에 올라 레바논에 정착했고, 본인은 17살이던 1982년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나와 현재 독일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 전쟁이 격화한 이후로 통 고향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는 "팔레스타인은 더 아름다운 곳인데 전쟁으로 많은 것이 파괴돼서 슬퍼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베이루트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는 도로는 차들로 뒤엉켜 혼잡했습니다. 헤즈볼라를 상징하는 노란 깃발을 흔들며 휴전을 축하하는 차들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헤즈볼라의 핵심 근거지인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 지역에선 하루 종일 총으로 축포를 쏘는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이 곳은 이스라엘의 집중 폭격 대상이었지요.
이번 휴전 타결은 오랫동안 긴장감이 증폭돼온 중동 정세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은 이를 모멘텀으로 활용해 가자 지구에서도 교전을 멈출 것을 압박하는 모양새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휴전안을 승인한 직후 "앞으로 수일간 미국은 튀르키예, 이집트, 카타르, 이스라엘 등과 함께 가자에서 휴전을 이루고 하마스가 가자를 통치하지 않는 상황에서 인질들이 풀려나도록 다시 한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자신들의 저항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헤즈볼라는 휴전 합의 이튿날인 이날 저녁 첫 입장문을 내고 이스라엘의 움직임을 "계속 감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헤즈볼라는 "이슬람 저항군의 작전부는 모든 군사 분야와 대원들이 이스라엘 적의 야망과 공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완전히 준비돼 있을 것임을 확인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헤즈볼라 대원들은 레바논의 주권 방어와 레바논인의 존엄을 위해 방아쇠에 손을 계속 대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팔레스타인에 있는 억압받고 고통받는 이들"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도 역설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입장문에서 휴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에 합의했지만 헤즈볼라가 합의를 깬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이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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