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이동전화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51만8240명으로, 전월(50만4475명) 대비 2.73% 늘었다.
아이폰16 판매에 따른 경쟁으로 전체 번호이동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번호이동 시장은 지난 7월 56만1448명을 기록해 최고점을 찍은 후 점차 감소해 9월 40만명대로 주저앉았다가 10월부터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11월 알뜰폰 가입자 순증수는 2만2052명으로, 전월 2만3923명보다 약 7.8% 적었다.
지난달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유입된 가입자는 7만5992명이다. 같은 기간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 넘어간 가입자는 5만3940명을 기록했다. 알뜰폰간 번호이동은 15만3253명으로, 전월 대비 약 2.3% 줄었다.
특히 지난 1월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12만332명이 번호 이동한 수치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알뜰폰 순증 규모가 1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던 지난 5·6월과 비교하면 2만명대를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시장 분위기가 위축된 상황이다.
올해 알뜰폰 순증 규모는 1월 7만8060명에서 시작해 매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알뜰폰에서 통신사로 넘어가는 이용자 수가 반대의 경우보다 많은 '역전현상'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알뜰폰 시장 위축은 통신 3사가 정부 정책에 맞춰 5G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고 저렴한 온라인 다이렉트 상품을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알뜰폰은 그간 저렴한 월 1만~2만원대 요금제가 경쟁 포인트였지만, 월 2만원대의 통신사 5G 온라인 요금제, 전환지원금 제도 등이 도입되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번호이동 시장 비수기인 만큼 이용자가 줄어든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자급제로 '아이폰16'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입할 정도로 구매력 있는 이용자는 알뜰폰의 강점인 낮은 요금제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정부가 추진하는 이동통신 자회사를 포함한 대기업 알뜰폰 점유율 규제가 시장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에서는 금융권을 포함한 대기업 계열 알뜰폰 시장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과, 통신 자회사만 50%로 제한하는 내용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안을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5차 법안소위'에서도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점유율 규제는 기존 알뜰폰 활성화 정책과 충돌하는 부분이 크다. 시장을 키우려면 알뜰폰 대기업 사업자들의 순기능을 유지하면서 중소 알뜰폰 경쟁력을 강화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당장 내년 사업계획을 세워야 하는 시점에 도매대가도 요원하고, 점유율 규제 법안 발의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당장 사후규제에 돌입하는 도매대가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가 나온다.
사후규제 전환으로 당장 내년부터 정부가 도매대가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도매대가 인하가 요원해졌다는 우려다. 이번 소위에서는 도매대가 사전규제 전환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이 도매대가나 점유율 규제로 위축되면 이미 지난해에 비해 크게 꺾인 알뜰폰 순증이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알뜰폰 활성화 정책 방향성에 맞게 시장을 키우는 지원책이 우선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연내 알뜰폰 시장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책에는 통신3사 자회사 합산 점유율 규제, 제4 이통정책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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