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점차 구체화되며 양사의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 통합에도 관심이 쏠린다.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시작해 '통합 LCC' 출범으로 이어질 경우 대대적인 항공 시장 재편 작업은 마침표를 찍게 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승인으로 사실상 완료된 가운데, 두 회사의 LCC 자회사 통합 논의가 주목받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의 LCC를 보유 중이다.
앞서 2020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하며 양사 산하 LCC들을 단계적으로 합병할 계획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내달 아시아나항공의 주식을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하고 향후 2년간은 독립 운영을 통해 인력 재배치, 고용 승계 등을 마무리 짓는다.
LCC 통합은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자회사로 2년간 운영된 후 이뤄질 전망이다. LCC 3곳도 별도법인으로 운영된 후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서울, 에어부산을 통합하며 '통합 LCC'로 거듭나게 된다.
통합 LCC가 출범할 경우 보유 항공기는 총 58대 수준으로 현재 기준 1위인 제주항공의 41대를 넘어서게 된다. 단순 합산 기준 매출도 1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연매출 기준 LCC 3사 합산 2조4785억원으로, 이는 제주항공의 지난해 매출액 1조6993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로 인해 최근 LCC 업계에선 인수·합병 가능성이 적잖게 언급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구체적인 인수 대상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 LCC 출범에 대응해 타 항공사를 인수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사모펀드가 지분 100% 보유한 이스타항공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에 올라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앞서 대명소노그룹은 올 7월과 10월 총 2300억원을 투자해 티웨이항공(지분 26.77%)과 에어프레미아(지분 11.6%)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바 있다. 대명소노그룹과 티웨이항공의 1대 주주인 예림당(30.05%)의 지분율 차이는 약 3.3%포인트에 불과하다.
또 사모펀드 JC파트너스로부터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사들이며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잔여 지분 11%에 대해서도 내년 6월 매입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확보해둔 상황이다.
LCC 통합은 항공 업계의 경쟁력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 과정 역시 단순히 조직을 합치는 것을 넘어 또다시 경쟁 당국의 승인과 사업 모델 재구성 등을 포함한 복잡한 절차를 수반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형항공사 합병과 달리 LCC 통합은 시장 점유율과 경쟁 제한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우려가 적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노선 독점이나 소비자 선택권 축소 우려, 지역사회 반발과 고용 문제 등 여전히 해소해야 할 과제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