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산업기술 R&D 종합대전'에서 기술개발 부문 산업기술진흥 유공자로 선정돼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요소기술인 TSV(실리콘관통전극) 개발 공로 등을 인정받은 결과다.
김 부사장은 32년간 메모리 반도체 연구에 매진하며 첨단기술 개발을 이끌었다. 특히 HBM의 핵심인 TSV 요소기술 개발 선행 단계부터 참여해 15년간 연구를 이어오며, HBM 공정의 기틀을 마련했다. TSV는 여러 개의 D램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고 이를 수직 관통 전극으로 연결해 HBM의 고용량, 고대역폭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김 부사장은 TSV 개발 초기인 2008년을 회상하면서 "고도의 정밀성과 미세한 제어가 요구되다 보니 난도가 정말 높았는데, 특히 금속층 증착과 회로 패턴 형성 과정에서 어려움이 상당히 컸다"고 말했다.
당시 개발진은 치열한 협업으로 △R&D의 요소기술 개발 △제조/기술의 양산 품질 고도화 △패키징으로 이어지는 개발 모델을 완성했고, HBM 시장이 개화하는 시점에 맞춰 제품을 내놨다.
하지만 제품이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초기에는 높은 공정 비용 대비 시장 수요가 적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그럼에도 경영진의 확고한 믿음과 지원이 있어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TSV 공정 기술 안정화와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두고 연구 개발에 더 매진했고, 모든 성과의 단초였던 TSV는 현재 MR-MUF와 함께 HBM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이뿐 아니라 10나노급 5세대(1b) D램 미세 공정에 극자외선(EUV) 장비를 도입해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를 6세대(1c) D램에도 확대 적용했다. 또 HKMG 기술을 D램에 적용해 메모리 성능·효율을 높이는 등 선단기술에서 성과를 냈다.
낸드 분야에서도 웨이퍼 본딩 등 초고층 낸드 생산에 필요한 요소기술을 확보했다. 아를 통해 SK하이닉스는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도약할 수 있었다.
김 부사장은 "R&D 조직은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원가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수많은 조직이 참여해 전사 기술 방향을 논의하는 등 견고한 협업 체계가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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