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유통업계의 생존전략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의가 2일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2025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는 이 같은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의는"내년에는 미국의 우선주의, 관세 인상, 미·중간 무역갈등 고조로 인해 우리나라의 수출 둔화와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유통업체들은 백화점 명칭 변경, AI쇼핑 도우미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생존전략을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유통 기업들에게 과거의 성공방정식에서 벗어난 파괴적 혁신을 주문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송지연 BCG 코리아 소비재 부문 파트너는"오프라인 유통은 점포가 아닌 고객중심으로, 가격과 원가가 아닌 데이터와 고객인사이트등에 기반한 변화 없이는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커머스도 개인화된 최적의 맞춤형 고객경험 제공, 재미와 스토리가 있는 커머스, 이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운영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백화점 업계는 빅3(롯데, 신세계, 현대)가 상위 20위권 밖의 점포에 대해 활성화와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면서 수도권과 지방의 비대칭화, 백화점 상권의 양극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백화점업의 키워드로는'백화점 명칭 변경', 집객을 위해 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 호텔,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구성하는'타운(Town)화'가 꼽혔다. 이미 현대백화점은 대구점을 '더현대 대구'로, 부산점을 '커넥트 현대'로, 신세계는 경기점의 명칭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바꿨다.
또 SSM(기업형 슈퍼마켓)은 내년에도 성장기조가 기대되고 있다. 대형마트와의 구매 통합에 따른 물류, 배송, 소싱, 가격경쟁력 효과가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대형마트는 플러스성장 전환이, 편의점은 불황 속 선방이 전망됐다.
이경희 이마트유통산업연구소 소장은 "대형마트는 내식 수요 유지에 따른 식품 카테고리의 선방, 비식품의 개선 흐름, 신규 출점 등에 힘입어 올해 0.5% 역성장에서 내년에는 0.8%로 플러스 성장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또 편의점업계 전망에 나선 신종하 BGF 리테일 실장은 "신규점포 출점이 둔화되고 편의점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을 돌파(1만30원)한 점 등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경기 상황이 부정적일수록 근거리에서 필요에 따른 소량구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국내외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타 전문 소매업과 서비스업의 매출을 편의점이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부정적 요인을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H&B(헬스앤뷰티) 전문점은 성장이, 면세점은 부진이 전망됐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위원은"외국인들의 쇼핑 장소가 시내 면세점에서 H&B 전문점, 즉 올리브영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면세점 업계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반면 올리브영의 올해 매출 성장률은 전년대비 약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황선규 한국면세점협회 단장은 "면세점의 소비층이 소수의 대량구매자에서 개별 여행객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고 외국관광객이 쇼핑장소로 면세점보다 로드숍을 찾고 있다"면서 "내년 우리와 중국의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 규모가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우려되고, 중국의 시내면세점 확대 정책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쇼핑 업계는 성장 둔화 속 생성형 AI기반의 대화형 커머스 시대가 개막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가 쇼핑 내비게이터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미국 행정부의 정책 급변으로 우리 경제와 소비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업은 미국 정책의 방향과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다양한 시나리오와 대응책을 면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