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기로 했다고 박찬대 원내대표가 지난 1일 밝힌 데 대해 "4년 전 여야 합의로 입법됐던 자본소득 과세가 상황논리에 따라 이렇게 쉽사리 폐기돼고 유예돼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 의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에 동의하기로 했다'는 원내대표의 발표를 보고 몹시 당혹스러웠다"며 이같이 썼다.
그는 "근로소득, 사업소득, 부동산소득 등 모든 소득에 세금이 부과되는데, 왜 유독 자본소득만은 신성불가침이어야 하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며 "날이 갈수록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가 심화되어 부익부 빈익빈이 고착되고, 심지어는 대물림까지 되고 있는 현실을 정녕 몰라서 이러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주식투자자가 1400만에 이르고 가상자산 투자자가 800만에 이른다는 것을 저라고 모르겠나"라며 "그러나 투자자들 모두에게 과세하자는 것이 아니라 1%에 해당하는 최상위의 부자들에게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국민 다수의 지지와 표를 얻어야 하는 존재라는 점을 제가 왜 모르겠나"라며 "대충 눈감고 가만히 있으면 손해 볼 거 없다는 타산이 저라고 어찌 없겠나. 누군들 다음 선거 때 보자는 소리며 밤길 조심하라는 소리를 듣고 싶겠나"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우리가 용기를 내지 않으면 희망을 일궈갈 수 없다. 사회와 후대를 위해 여유가 있는 분부터 기여해 달라고 호소해야 한다"며 "그렇게 차근차근 우리 모두가 십시일반의 연대와 협력으로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호소해야 한다. 비록 저의 생각은 짧고 목소리는 작습니다만,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 의장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감액 예산안을 의결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민생예산 포기라고 공격한다"며 "참으로 가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는 예산안에 대해 감액만을 할 수 있을 뿐, 증액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동의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며 "그러므로 필수적인 민생예산이라면 정부가 예산안에 미리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든지 아니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에 동의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요구한 민생예산 증액에는 한사코 반대했던 정부·여당이 민생예산 포기라며 감액의결을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며 "정부·여당은 지금이라도 민주당의 증액요구를 수용하고 필수적인 민생예산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 주최 더불어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테스크포스(TF)-경제계 간담회에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