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분할 등 재무적 거래 한정
절차적 투명성 및 예측 가능성
이사회 면책 가능성도 더 높아
절차적 투명성 및 예측 가능성
이사회 면책 가능성도 더 높아
정부는 기업이 합병과 분할 등을 결정할 때 주주의 이익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해 이번 주 국회에 제출한다.
김 위원장은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적용 대상을 상장법인으로 한정해 상법 개정으로 모든 기업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적용 범위도 재무적 행위로 한정해 기업의 일상적 경영활동 불확실성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를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 방안은 상장법인이 합병과 분할, 주식의 포괄적 이전 교환 등 자본시장법 165조 4항에서 규정하는 행위를 할 경우 목적과 기대효과, 가액의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을 작성해 주주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했다.
특히 최근 합병과 분할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기준가액 산정에 대해 현재의 가격 산정 기준을 배제하고 주식의 가격과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합병 등을 하는 경우 외부 전문 평가 기관의 평가를 의무화하고 이를 공시하도록 하는 한편 물적 분할 후에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에는 모회사 일반 주주에게 상장되는 자회사 주식 20% 이내를 우선 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민의힘과 협의해 의원 입법으로 이번 주에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상법보다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적용 대상 법인과 범위를 줄이는 것과 함께 재무적 거래에 대한 주주보호 노력 조항을 둠으로써 상법 개정으로 우려되고 있는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
이사회 면책 기능도 강조했다. 그는 "이사회가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보호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절차적 성격의 규정을 신설해 절차 준수 시 거래의 적법성과 이사회 면책이 보장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처벌이나 공시 등에 대한 감독기관의 조치가 적용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질문에는 "그동안 강조한 일반 주주 보호라는 목적에 정부도 공감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 상법으로 논의가 진행되다 보니 다른 대안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는 않았다"며 "오늘 설명을 계기로 투자자들도 정부의 취지와 자본시장법 개정으로도 시장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음에 대한 이해를 구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자본시장법에 담을 수 없는 주식매수청구권 확대나 전자투표 등은 다른 방안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상엽 법무부 법무실장은 "오늘 발표한 자본시장법 개정방향은 지금까지 자본시장법 따로, 상법 따로 돼있던 내용을 자본시장법에 집약적으로 결정시킨 것"이라며 "다른 기초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따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공정한 합병가액'에 대한 입증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까지 시장에서 문제됐던 것들이 과연 아주 그레이한(모호한) 영역에서 벌어지는 경영 판단의 원칙이나 주주의 손해에 대한 문제였는지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답했다.
자본시장법만으로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지배구조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에 김 위원장은 "정부도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라는 데 공감을 하고 있다"면서도 "그것을 어떻게 고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용적인 방안을 만들 거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지배구조라는 것은 의사결정을 어떻게 투명하게 하느냐, 의사결정이 이해관계자의 어떤 문제를 어떤 절차로 어떻게 결정하도록 하느냐는 것"이라며 "반드시 상법을 개정해야 지배구조 개선이 되고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면 지배구조 개선이 아니다라는 관점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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