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이번엔 시리아 내전 격화, 혼란 빠진 알레포 주민들](http://contents.dt.co.kr/images/202412/2024120302102269061001[1].jpg "[외신사진 속 이슈人] 이번엔 시리아 내전 격화, 혼란 빠진 알레포 주민들")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북서부에 기반을 둔 이슬람 무장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반군이 전날 알레포와 이들리브주 북서부의 주요 거점을 장악한 데 이어 중부 하마주까지 밀고 들어갔습니다. 이에 정부군은 화력과 병력을 추가 투입해 방어선을 구축하고 반군의 진격을 저지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정부의 후원자인 러시아는 반군의 공세에 공습을 지원했습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북서부 이들리브주와 반군이 점령한 하마 북부 지역의 모르크, 칸셰이쿤, 카프르 나블, 하자린, 탈 콕바 지역에선 시리아와 러시아 전투기의 공습이 이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하마주 시골 지역에서 반군의 진격이 멈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는 전날에도 시리아 공군과 함께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알레포에 공습을 가했지요.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지난달 27일 이후 양측의 무력 충돌로 민간인 최소 48명을 포함해 37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또 이날 러시아군이 이들리브주의 피란민촌을 공습해 민간인 8명이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반군의 이번 공세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우방인 러시아와 이란이 각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으로 지원이 약화한 틈을 노렸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지근거리에서 알아사드 정권을 후원했던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의 맹공으로 존립이 위협받는 처지입니다.
내전이 다시 격렬해지자 알레포 주민들은 패닉 상태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알레포 거리는 지난달 30일 새벽부터 군복 차림에 총을 든 시리아 반군 병사들로 메워졌습니다. 지난 2016년 이후 8년간 이 지역을 통제했던 정부군 병사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반군은 이슬람 사원이 기도 시간을 알리는 데 사용하는 외부 스피커를 통해 주민들에게 집 바깥으로 나오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주민들의 안전과 사유재산을 지켜주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일부 반군들은 집집이 문을 두드리며 이 같은 안내 사항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알레포를 통제한 반군의 정체가 수많은 시리아 반군 세력 중에서도 HTS이기 때문입니다. HTS의 전신은 이슬람 테러 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 전선(자바트 알누스라)입니다. HTS의 목표도 시리아의 민주화가 아닌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 건설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 국무부는 HTS를 테러 조직 명단에 올렸고, HTS의 수장 아부 모하메드 알졸라니의 목에는 1000만달러(약 140억원)의 현상금이 걸린 상태입니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 뉴라인스 인스티튜트 소속 카람 샤 연구원은 "HTS는 반군 세력 중에서도 나름대로 통치 능력을 선보였지만, 급진적인 이슬람 조직이라는 것이 문제"라면서 "평범한 알레포 주민 입장에서 볼 때 너무 극단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리아는 다민족·다종교 국가입니다. 당장 알레포의 기독교인들은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아프람 말로울리 알레포 그리스정교회 대주교는 피란을 가지 않은 교인들에게 집 밖을 돌아다니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주민들이 걱정해야 할 것은 HTS뿐만이 아닙니다. 알레포를 내준 정부군이 반격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로 시리아와 러시아 전투기가 알레포 교외의 반군을 표적으로 공습을 감행해 피해가 발생했지요.
주민들 입장에선 피란 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아직 정부군이 장악한 남부 지역 홈스가 유력한 피란처로 꼽히지만, 반군 세력이 남부로 진격 중이기 때문입니다. 피란 도중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감이 큽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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