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은 2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랜싱에 거의 완공된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배터리 제3공장 지분을 합작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하기로 했다"며 "이날 양사는 논-바인딩(구속력 없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측도 공식 입장을 통해 "북미 공장의 투자와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 지역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되는 대로 공시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GM '속도조절'·LG엔솔 '증설필요'= GM의 이번 조치는 캐즘 여파에 전기차 생산량과 투자 계획을 조정하기 위한 나온 것이다. GM은 지난 6월 올해 전기차 생산량 전망을 기존 30만대에서 25만대로 햐향 조정했다. 미시간주 오리온공장의 전기차 픽업트럭 생산 시기도 2026년 중반으로 연기했다.
GM은 얼티엄셀즈 3공장의 지분 매각으로 약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을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금 유동성을 개선하고 현재 진행 중인 전동화 프로젝트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무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지분 매각은 내년 1분기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얼티엄셀즈 3공장을 단독공장으로 전환해 주요 고객사에 셀을 적기 공급할 수 있는 북미 주요 생산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단독 수주 물량 중 일부를 얼티엄셀즈 3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토요타의 수주 물량이 유력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토요타는 지난해 연간 20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해 LG에너지솔루션의 미시간주 홀랜드 단독공장에서 물량을 소화 중인데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신규공장을 짓거나 기존공장을 증설하는 것보다 공장을 인수하는 게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얼티엄 3공장은 연 생산능력 50GWh 규모로 내년 초 1단계 양산이 목표인 만큼 건설 막바지 단계로 현재 설비 구축이 가능한 상태다.
이번 인수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는 미국 오하이오주 얼티엄 1공장과 테네시주 얼티엄 2공장의 공동 운영을 통해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7대의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를 지속 생산하고 각형 배터리의 공동 연구 개발로 공고한 파트너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북미 리밸런싱 탄력·캐즘 후 수익성 극대화= LG에너지솔루션의 얼티엄 3공장 인수가 성사되면 북미 전체 생산시설의 리밸런싱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 단독·합작공장 등 8개의 공장을 운영·건설 중인데 내년에는 혼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 등으로 북미에서 가동되는 공장만 총 6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가운데 단독공장은 이번 인수로 총 3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얼티엄 3공장은 지리적으로 미시간주 기존 단독공장과의 인력, 기술 협력 등에 이점이 있다. 미국 내 새로운 전기차 산업의 중심지이자 생산거점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합작이 아닌 단독공장에서 생산하는 만큼 수익의 100%를 LG에너지솔루션에서 가질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이 회복되는 시기에는 여러 고객사의 다양한 수요에 탄력 대응이 가능해 수익성 극대화로 이어지는 수순이다.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GM과는 지난 14년간 협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 고객사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기 보다는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지역에 수주 물량이 많은 만큼 3공장을 활용해 미국 지역 내 생산 물량을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북미 수주 물량을 상당히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의 입장에서 비교적 적은 비용과 시간 투자로 단독공장을 확보해 다양한 제품 생산과 고객 대응이 가능해진다"며 "GM입장에도 캐즘 속 투자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양사 모두에게 이득인 거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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