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참여하겠다고 뒤늦게 결정한 가운데, 이번에는 특위 위원 명단을 두고 여야의 설전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채상병 순직 사건 당시 대통령실 소속이었던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특위 위원 명단 포함에 반발하며 교체 필요성을 주장한 반면, 주 의원은 이해충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국조 특위 위원들은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어제 제출한 채상병 국정조사 위원 명단에 주 의원이 포함되어 있다"며 "주진우 의원은 채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당시 대통령실 법무비서관을 지내 이해충돌 소지가 크고, 문제적 언행을 보여 국정조사위원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 주 의원은 스스로 위원직에서 물러나야 하고, 국민의힘은 위원을 바로 교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은 주 의원이 소속됐던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이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주 의원이 당시 대통령실에 근무하며 그가 속한 법률비서관실이 사건 관계자들과 통화를 했었다는 점은 주 의원이 이 사건에 대해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하게 한다"고도 했다.
또 주 의원이 지난 7월 '채상병 특검법' 반대 필리버스터에서 채상병 사망 사고와 관련한 법리 해석 설명 중 '군 장비 파손'에 비유한 것을 들며 "국정조사위원이 가져야 할 신중함과 책임감이 결여된 태도를 실토하는 것으로 조사위원 자격이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도 비판했다.
반면 주 의원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순직 해병 사건과 전혀 무관함이 명백하다"고 반박에 나섰다.
그는 "대통령실에 근무했었기 때문에 대통령실 관련 번호로 1년 전 44초 통화한 내역이 한 건 있었을 뿐"이라며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사건 관련 국방부 관계자들과 통화한 사실조차 없을 뿐 아니라, 제 업무와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해충돌 문제야말로 민주당이 정말 심각하다"며 "이번 민주당의 일방적 국정조사 개최도 민생과 상관없는 '이재명 대표 방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특위 활동을 통해 입증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순직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계획서를 처리하고, 이달 중순부터 조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전혜인기자 h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