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등 경영지표가 악화된 상호금융업권의 법정적립금 의무적립한도와 중앙회의 경영지도비율이 상향된다. 또 상호금융도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급격한 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위원장 주재로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상호금융업권 건전성 강화방안 세부추진 과제의 상세 내용을 논의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그간 상호금융업권의 건전한 발전과 체계적인 제도개선을 노력해 왔다"며 "특히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업권 내, 그리고 업권간 차이로 인한 규제 차익이나 공백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지속 노력해 왔다"고 전제했다.
이어 지난 5월 1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통해 발굴한 제도개선 과제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했다.
금융위는 조합의 자본 관련 규제를 강화해 충분한 자본을 쌓고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이를 위해 조합의 분할이나 해산 등에 사용되는 법정적립금의 의무적립한도를 상향평준화하고, 조합원 출자한도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신협의 법정적립금 의무적립한도는 기존 납입출자금의 2배에서 농·수·산림 수준인 자기자본 3배로 상향하고, 신협의 조합원당 출자한도도 현행 10%에서 새마을금고 수준인 15%로 상향할 계획이다.
현재 신협과 수협, 산림조합과 새마을금고의 경우 최소자본비율의 경영개선권고 기준이 낮은 점을 개선해 개별 조합이 충분한 자본을 쌓아나갈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적기시정조치 기준을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각 상호금융중앙회의 손실흡수능력도 높일 방침이다. 중앙회의 경영지도비율을 상향하고 예보기금을 상황에 따라 추가 적립할 수 있도록 출연금 규정도 정비한다. 현재 신협(80%)과 새마을금고(50%) 수준인 조합의 긴급자금수요 대비 상환준비금 중앙회 예치 비율도 농·수·산림조합과 동일한 100%로 상향한다.
개별 조합의 대형화 추세를 감안해 일정 규모 이상의 조합에 대해서는 은행과 저축은행 수준의 규제체계 도입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관계기관과 지속 협의해 이번 건전성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방안을 시작으로 향후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제재 등에 대한 추가 제도개선 사항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에서 약 8800억원의 추가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부실채권 정리를 적극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장 상황 악화로 건전성 규제 강화 유예나 시기 조정에 대한 요청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이에 규제 당시 예상하지 못한 부담이 일시 집중되는 문제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 충당금 적립금 상향 시행 시기를 내년 상반기에서 내년 말로 조정했다. 대신 충당금 부담 완화로 인해 확보된 자금 여력을 이익 분배가 아닌 부실채권 정리와 손실흡수능력 확충에 활용하도록 당부했다.
상호금융 본연의 역할 회복을 위한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서민금융 공급 확대도 언급했다.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강화의 풍선효과로 나타난 상호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에 우려를 표하고, 풍선효과 발생 방지를 위해 상호금융권도 내년도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김 부위원장은 "상호금융권이 국내 금융시장과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진 만큼 그에 맞는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충당금 적립과 자본확충, 부실채권 정리 등 건전성 제고 노력을 차질없이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