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정기국회 막바지 주요 법안마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을 추궁하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한 대표는 일명 '외국 간첩죄'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1소위 문턱을 넘었지만 전체회의 상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 책임이 거대야당에 있다며 3일까지 사흘 연속 메시지를 냈다. 간첩죄 적용 대상을 기존 '적국'(북한 등)에서 '외국'으로 확대하는 형법 제98조 개정안에 대해 법사위 소위에서 민주당 지도부급 인사들(전현희 최고위원 등)이 반대 발언을 한 정황을 겨눈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중국 등) 산업스파이 막는 간첩법 가지고 '국민을 약올리고' 있다. 반대하다가, '반대 아니'라고 화내다가, 오히려 '자기들이 주도하겠다'고 하다가, 지금 와서 다시 갑자기 슬며시 반대한다"며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나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때문인가. 진영 눈치보다 국익 버릴 건가"라고 날을 세웠다.
민변 측이 지난 1일 "간첩법 형법 일부개정안 반대" 성명을 내고, 지난달 초 민노총 전직 간부가 북한 정권 지령을 받고 간첩활동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정황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이 돼야 중국 등 외국의 산업스파이, 안보스파이 막을 수 있다는 걸 민주당도 머리론 알지 않나. 이제 결정하시라"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앞서 1일에도 페이스북으로 서영교 민주당 전 최고위원의 '언제적 간첩이냐' 발언에 "적국인 북한 간첩은 이미 간첩죄 대상이니, (외국 간첩죄는) '레드 컴플렉스'니 '언제적 간첩' 운운할 일도 아니다"며 "민주당은 예산으로 행패부리더니 간첩법으로도 행패 부리기로 했나"라고 캐물었다.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주당에 법 개정 찬·반 여부를 공개 질의했다.
한편 그는 전날 밤에도 페이스북으로 "민주당은 '돈봉투 사건'은 '정당법 공소시효 줄이고 소급적용까지 가능'하게 개정해 없던 일로 하고 성남FC (불법후원금)사건은 뇌물죄를 축소해서 막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당법 위반 범죄에 6개월 단기 공소시효를 신설해 개정 이전 사건까지 적용시키는 개정안과, 제3자 놔물죄 처벌을 면하는 경우를 늘린 형법 130조 개정안을 겨눴다.
한 대표는 "민주당은 무죄 받긴 글렀으니 아예 죄 자체를 없애기로 작정했다"며 "차라리 솔직하게 '민주당 정치인은 죄 지어도 처벌 안받는' 치외법권을 주는 법을 만들라"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주도로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감액 예산안을 단독 처리한 데 대해 '호남고속철도 건설예산 삭감'과 '재해대책 예비비 1조원 삭감' 등을 짚어 "예산 행패"라고 규정했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서울여성정치아카데미 1기 개강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