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이후 대외 신뢰도 하락 우려 목소리 커져
글로벌 투자자 국내 정치·사회적 불안 신호
글로벌 투자자 국내 정치·사회적 불안 신호
최근 미국 신정부 출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 속에 이번 계엄 조치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오전 금융시장은 계엄령 여파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44% 하락한 2464.00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1.97% 떨어진 2450.76으로 출발한 뒤 다소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09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50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이에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며 대응했다.
최 부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 동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최 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24시간 경제·금융상황 점검 TF를 운영해 실물경제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미국 경제라인, 국제 신용평가사 등 긴밀히 소통하고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금융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를 위한 급한 불은 잡았지만, 후폭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3일) 윤석열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심야 계엄 선포 자체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국내 정치·사회적 불안이 크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풀이다.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BBC·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국 유력 매체들은 실시간 업데이트 형식으로 한국 계엄 상황을 앞다퉈 보도했다.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소식을 긴급 뉴스로 타전하며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김건희 여사 논란 등 정치적 갈등 등을 부각하고, 한밤중 시내로 이동하는 계엄군, 국회 앞 대치 등 사진·영상 등도 전파를 탔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회복 탄력성을 발휘해 복원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하는 프로세스를 보여줘서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계엄령 등 경제 정책 컨트롤 타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제 수장들에 내각 교체 등도 방법"이라며 분석했다.
한편 이번 정부의 계엄령 사태가 한국의 신용등급에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국제 신용평가 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미칠 여파를 두고 "실질적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킴엥 탄 S&P 전무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S&P와 나이스신용평가가 공동 개최한 언론 세미나를 통해 "비상계엄이 몇 시간 만에 해제됐고 한국의 제도적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한국의 현 신용등급(장기 기준 'AA')의 측정 방식(메트릭스)을 바꾸거나 등급을 바꿀 실질적 사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루이 커쉬 S&P 전무도 "프랑스 등 이미 몇몇 국가들이 정치적 갈등과 혼란을 겪고 있다"며 "한국 정치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번 사례는 경제·금융 정책 기조에 대한 심각한 의견 불일치로 생긴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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