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물질서 세계 최초 '스핀 네마틱상' 관측
고온초전도체, 응용 가능성 제시..양자얽힘 확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2월 수상자'로 김범준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이리듐산화물로 이뤄진 양자물질에서 세계 최초로 스핀 네마틱 상을 관측해 양자컴퓨팅과 초전도체 등 미래 혁신기술 분야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
물질은 대부분 고체, 액체, 기체 등 세 가지 상으로 존재하지만 휴대전화 화면 등에 쓰이는 액정(액체결정)과 같이 액체와 고체 성질을 동시에 갖는 네마틱 상도 존재한다.
스핀 네마틱 상은 반 세기 전에 이론적으로 예측됐지만, 최근까지 실험을 통한 관측은 이뤄지지 않았다. 원자 단위의 작은 자성을 가진 스핀은 네마틱 상이 되면 자성이 사라져 기존 기술과 장비로는 관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고분해능 X-선 산란 분광기를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발해 포항가속기연구소에 구축했고, 이를 통해 스핀 양자물질이자 고온 초전도체 후보물질인 이리듐산화물에 X선을 쪼여 스핀 네마틱 상의 존재를 세계 최초로 관찰했다.
아울러, 이리듐 산화물에서 스핀의 공간적 구조를 완전히 해독했으며, 여러 개의 스핀 사이에 양자 얽힘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스핀 네마틱 상에도 양자 얽힘이 존재함을 확인함으로써 이리듐 산화물에서 고온초전도 상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범준 교수는 "이론적으로 반 세기 전에 예측된 스핀 네마틱 상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확인한 연구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고온초전도체 등에 새로운 응용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
한편,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자에겐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된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